Ready for Summer

Ready for Summer

Ready for Summer

여름 문턱에서 진정한 휴식을 찾고 있다면 주목하자.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진정한 쉼을 선사해줄 자연 속 신상 호텔 4곳.

모래사장 위 별장 같은 존재감을 지닌 메인 로지. © Oliver Fiy

프라이빗 풀과 연결된 비치 빌라의 룸. © Oliver Fiy

초록과 파도 사이 숨은 휴식의 풍경,
Cheval Blanc Seychelles
아프리카 마에 섬 남서쪽, 안스 인텐당스의 눈부신 백사장 위에 세워진 쉐발 블랑 세이셸은 야자수 너머 인도양이 펼쳐지는 풍경 속에서 휴식의 본질을 다시 정의하는 공간이다. 검은 화산암 위에 떠 있는 듯한 이 리조트는 52채 빌라로 구성되며, 각각의 빌라는 초록 속에 고요히 숨어 있어 탁 트인 전망과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건축가 장 미셸 게티 Jean-Michel Gathy는 세이셸의 전통 가옥에서 영감을 받아 높고 날렵한 지붕선과 넓은 개방부를 지닌 빌라를 설계했다. 실내외의 경계를 허문 거대한 유리문, 프라이빗 풀, 실내외 다이닝 공간, 자연광이 가득한 워크인 드레싱룸까지, 모든 구조가 풍경과의 연결을 전제로 한다. 내부는 자개 장식 패널, 도자기 프레임 거울, 모래 텍스처 벽화 등으로 완성되는데, 이와 더불어 유럽과 아시아, 중동의 장인 손끝에서 탄생한 가구가 조화를 이룬다. 언덕 위 자연에 안긴 쉐발 블랑 스파 바이 겔랑은 이완과 호흡을 조율하는 리추얼과 함께 고요함 속 치유의 순간을 선물하며, 바다와 정원, 그리고 숲 속에서의 낯선 감각을 일깨운다. WEB chevalblanc.com

빌라마다 마련된 전용 인피니티 풀에서는 프라이빗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빌라의 외관.

우드 소재의 특징을 살린 인테리어가 아늑함을 더한다.

빌라의 탁 트인 창문은 방에 개방감을 선사한다.

고대 바람이 지나가는 곳, One & Only Kéa Island
아테네에서 단 45분, 바다를 가로지르면 다다를 수 있는 흔적 없이 아름다운 섬키아 Kéa. 키클라데스 군도의 문턱에 자리한 원앤온리 키아 아일랜드는 바위 절벽과 고대의 흔적, 테라스 농지와 야생 정원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섬이라는 장소의 원형적 의미를 되새긴다. 총 63채의 빌라는 바다를 향해 열려 있으며, 자연석과 대리석, 흰빛 건축으로 이루어진 공간은 실내외 경계를 허물고 바다와 풍경을 하나로 품는다. 각 빌라에는 전용 인피니티 풀과 벽난로가 마련돼 있으며, 그리스 전통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은 소박함 속의 고요한 품격을 전한다. 한편, ‘서프라서니 Sophrosyne’ 철학을 담은 스파에서는 고대 지혜와 현대 과학이 맞닿는 웰니스 리추얼이 육체를 넘어 감각과 감정을 정화해준다. 푸른 만과 절벽 사이 펼쳐진 본드 비치 클럽에서는 제철 해산물과 음악이 어우러진 낮시간의 자유를,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고대 유적 탐방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겹쳐지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키아 섬의 상징적 장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선셋 다이닝, 고요한 해변에서의 스타게이징까지, 이곳의 모든 경험은 감각 너머의 기억이 되어줄 것이다. WEB oneandonlyresorts.com

이국적이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빌라 내부.

건물의 외관은 조개껍데기에서 영감받아 돔 형태를 띤다.

홍해 한가운데 펼쳐진 누주마 리츠칼튼 리저브의 세계.

사우디아라비아의 특별한 다이닝을 경험할 수 있는 레스토랑 시타.

현지 자연에서 추출한 오브제로 꾸민 룸의 내부.

홍해에 숨겨진 사우디아라비아의 보석, Nujuma
홍해 한가운데, 수천 년의 이야기를 품은 외딴 군도에 자리한 누주마 리츠칼튼 리저브는 자연의 원형적 아름다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풍부한 문화유산이 조화를 이루는 휴양지다. 끝없이 펼쳐진 별빛 하늘, 다채로운 산호초와 어우러지도록 설계된 리조트는 조개껍데기에서 영감을 받은 65채의 빌라로 구성되었으며, 현지 예술 작품과 자연에서 추출한 오브제를 활용한 인테리어를 갖췄다. 각 빌라에는 탁 트인 파노라마 창과 프라이빗 수영장, 오픈형 거실, 별을 감상할 수 있는 망원경이 마련되어 자연과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다. 또한 홍해 블루 홀의 해양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워터 스포츠 프로그램을 비롯해 하이킹, 암벽 등반, 야외 다이닝 등 다채로운 액티비티가 준비되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환대 정신을 반영한 독립 다이닝 공간 네 곳에서는 향신료 라이브러리 체험부터, 갓 잡아 올린 생선 요리와 별자리에서 영감받은 칵테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이국적인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WEB nujumareserve.com

몰디브의 동화 같은 풍경에 어우러진 소네바 시크릿의 빌라들. © Stevie Mann

룸 창문을 열면 푸른 바다와 하늘이 펼쳐진다.

새하얀 모래사장과 울창한 정글로 둘러싸인 프라이빗 비치 하이드어웨이.

숨겨진 섬 위에 펼쳐지는 오감의 여정,
Soneva Secret
발길이 닿지 않는 바다와 만쿠두 아톨 Makunudhoo Atoll의 한적한 끝자락, 소네바 시크릿은 몰디브 풍경 속 ‘비밀’ 장소처럼 모습을 드러내며, 프라이빗한 경험과 맞춤형 환대를 새롭게 정의한다. 수상 혹은 해변 위에 자리한 빌라들은 전용 라군 또는 해변으로 연결되며, 모든 숙소에는 전담 버틀러, 어시스턴트, 프라이빗 셰프로 구성된 서비스팀 세 명이 배치돼 완벽한 리듬으로 머무름을 완성해준다. 물결처럼 빛나는 에메랄드빛 바다, 원시 정글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 발 아래 펼쳐진 순백의 모래 위에서는 매 순간 자연과 마주할 수 있다. 각 빌라에 있는 프라이빗 레스토랑에서는 일본, 태국, 이탈리아부터 북유럽을 아우르는 총 14개 국적 셰프의 요리가 테이블 위에 오르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초콜릿과 아이스크림, 치즈와 샤퀴테리로 가득한 전용 살롱부터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짚라인 끝에 위치한 레스토랑 아웃 오브 디스 월드까지, 풍미와 여유가 조화를 이루는 무대는 소네바 시크릿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보석 같은 곳이다. WEB sonev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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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없는 비행

날개 없는 비행

날개 없는 비행

도도새를 따라 비행을 시작한 지 11년. 김선우 작가는 여전히, 날지 못하는 존재의 가능성을 그린다.

복층 구조의 작업실. 1, 2층을 오가며 다양하게 작업하고 있다.

도도새를 중심으로 자유에 대한 여정을 그려나가는 김선우 작가.

불가리와 스타벅스, 최근에는 롯데 가나초콜릿의 50주년을 기념하는 컬래버레이션까지. 한 번쯤 마주쳤을 법한 사랑스러운 새 캐릭터, 도도새는 김선우 작가의 세계관을 대표한다. 도도새를 중심으로 작업한 지 어느덧 11년. 평창동에 자리 잡았던 오래된 작업실을 떠나 최근 혜화동으로 공간을 옮기며 또 다른 자유의 챕터를 열었다. 원래 건축사무소였던 공간은 처음 본 순간부터 그에게 확신을 주었다. 높아진 층고, 달라진 풍경은 자연스레 새로운 작업으로 이어졌다. “도도새를 처음 그리기 전에도 새를 자주 그렸어요. 새는 자유의 상징이잖아요. 인간도 자유 의지를 가진 존재인데, 왜 늘 세상의 기준에 따라 살아야 할까? 그런 질문에서 작업이 시작됐던 것 같아요.” 작가의 대표 캐릭터인 도도새는 모리셔스 섬에서 시작되었다. 일현미술관의 트래블 그랜트 공모를 통해 한 달간 머문 그곳에서, 날지 못하는 새 도도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했다. 지금은 멸종되어 없지만 박물관을 돌아다니고, 현지인에게 “도도새를 본 적 있나요?” 하고 묻는 과정 자체가 그에게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없는 존재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답을 찾는 게 아닌 질문을 반복하는 과정’ 자체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고, 이후 작업 방식에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그의 도도새는 날지 못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비행을 시도한다.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날고, 물속을 유영하거나 낯선 숲과 사막을 헤매며, 무한한 가능성을 향해 나아간다. 작가의 말처럼 “도도는 바보라는 뜻이지만, 제 작업에서 도도새는 다른 가능성의 은유예요. 실패하거나 부족한 존재가 아니라 아직 날개를 찾지 못한 알 같은 존재죠.” 이러한 도도새의 여정은 최근 롯데와 협업한 가나초콜릿 50주년 프로젝트에서도 이어졌다. ‘카카오를 찾아 떠나는 도도새’라는 주제로 작업한 이번 프로젝트는 유년의 추억이 담긴 초콜릿과 자신의 작업이 결합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깊었다. 현재 구하우스에서 연 전시를 포함해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그는, 올해 하반기에도 쉴 틈이 없다. 광주시립미술관의 4인전, 대만 소카 갤러리와 일본 도쿄 츠타야 갤러리, 그리고 내년 싱가포르 탕 컨템포러리 아트에서 여는 개인전까지 일정이 촘촘하게 이어진다. “해외 전시는 저를 처음 만나는 관객들에게 ‘김선우’를 소개하는 자리인 만큼, 그동안 해온 이야기들을 진심을 담아 보여주려 해요. 처음이라서 더 가볍게 갈 수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김선우 작가에게 최근 가장 큰 영감은 ‘공간’이다. 새로운 작업실, 그리고 전시를 위해 방문하게 된 도시들의 갤러리와 장소. 물리적인 변화는 작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작업실 층고가 높아지면서 저도 모르게 그림의 스케일이나 밀도가 달라졌어요. 또 일본이나 대만 전시 공간을 미리 보러 다니면서 ‘이 공간엔 어떤 작품이 어울릴까’ 계속 상상하게 돼요. 공간이 제 작업의 방향을 만들어주기도 하죠.”

오는 7월,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선보일 신작이 2층에 걸려 있다.

일본에서 선보이는 개인전 작업이 한창이던 작업실 전경.

창가에 드로잉 작업과 식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다양한 스케치 작업이 붙어 있는 작업실 벽면.

김선우 작가의 작업은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던지고, 각자가 자신만의 해석을 만들어가는 시간을 권유한다. 그래서 그의 도도새는 단순히 날지 못하는 새가 아니다. 누구나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가능성의 상징이며, 다시 날아오를 수 있다는 은유다.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각자의 감정이나 상황에 따라 도도새에 자신을 이입하기 바라지요. 하나의 정답보다, 다양한 상상이 가능하기를, 오래 보아도 지루하지 않은 가능성의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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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조각가

빛의 조각가

빛의 조각가

빛과 시간을 조각하는 예술가 안소니 맥콜이 서울에 왔다. 퍼포먼스와 영화 간의 경계를 허문 그의 작품은 ‘보는 것’을 넘어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50여 년간 이어온 작업 세계를 푸투라 서울에서 만나본다.

관객과의 상호작용과 사회적 관계에 관한 탐구를 담은 <당신과 나 사이> 2006과 맥콜의 솔리드 라이트 시리즈의 최신작 중 하나인 <스카이 라이트> 2020. © Futura Seoul

단순히 준비 과정을 넘어 창작의 핵심이 되는 드로잉 작업. © Futura Seoul

1972년 런던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을 재현한 <서큘레이션 피겨스> 1972/2011. 거대한 거울 한 쌍과 찢어진 신문지로 구성된 퍼포먼스 기반의 설치작업이다.

자신의 청년 시절 모습 앞에 선 미디어 아트의 전설 안소니 맥콜.

예술가로서의 시작점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1972년, 젊은 예술가였던 저는 퍼포먼스라는 매체에 매료되었습니다. 그 때는 자연에서 작은 불꽃들을 점화해 구성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불’ 시리즈를 제작했습니다. 본질적으로 일회성이 강한 퍼포먼스를 기록에 남기기 위해 촬영하기로 결정했고, 그렇게 탄생한 작업이 <불의 풍경, 1972>입니다. 만족스러운 결과였지만, 이 작업은 ‘퍼포먼스의 기록’일 뿐 ‘퍼포먼스 그 자체’는 아니었죠. 그 때부터 저는 ‘영화 자체가 하나의 퍼포먼스가 될 수 있을까?’라는 가능성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미디어아트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작업으로 평가받는 <원뿔을 그리는 선 1973>은 어떤 전환점이 되었나요? 투사된 빛 자체를 재료로 삼는 방향을 고민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두운 방에 들어오는 햇빛 한 줄기를 관찰하며 실험했고, 이것이 곧 빛으로만 만든 첫 번째 영화로 이어졌죠. 스크린에서는 단순한 2D 선이 원을 그리며 완성되지만, 어두운 공간에 떠도는 먼지나 담배 연기의 도움을 받으면 점차 입체적인 빛의 형태, 조각 같은 원뿔이 나타납니다. 이 30분짜리 필름이 지금의 솔리드 라이트 Solid Light 작업의 시초입니다.
빛과 시간, 그리고 관객의 신체가 핵심 요소로 다뤄집니다. 제 작업은 모두 3차원적이기 때문에, 관람객은 작품을 보기 위해 자신의 몸을 움직이며 형태를 파악해야 합니다. 게다가 제 작품은 아주 느리긴 하지만 움직입니다. 결국 조각, 영화, 솔리드 라이트 작업 모두 시간 속에서 펼쳐지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습니다.
1970년대 후반부터 20여 년간 긴 공백기를 보내셨습니다. 복귀 시점에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크게 다가왔을 것 같은데요. 미술학교에서 타이포그래피, 사진, 그래픽 디자인을 배우며 미술 출판물 편집과 디자인으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그 덕분에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상태로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제게 가장 결정적인 기술은 헤이즈 머신의 개발이었습니다. 헤이즈 머신은 얇은 바다 안개 같은 분위기를 큰 전시 공간에 퍼뜨릴 수 있어서 빛의 원뿔과 날카로운 궤적이 더 뚜렷하게 보이게 했고, 작품 스케일도 훨씬 키울 수 있게 해줬습니다. 각 작품은 맞춤형 애니메이션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직선, 원, 파형이라는 단순한 요소만으로도 높은 복잡성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요? 전시 구성은 푸투라 서울이라는 공간의 건축적 볼륨에 맞춰 구상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약 11m 천장고를 가진 ‘100개의 시’ 공간은 제가 수직 구조의 솔리드 라이트 작품 두 점을 설치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했죠. 그중 하나인 <스카이라이트, 2020>는 최근 작품 중 하나입니다. 서울의 많은 관람객이 제 작업을 처음 접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1972년 초기작들도 전시에 함께 구성했습니다.
한국의 관람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관람객들이 작품을 탐험하면서 남기는 인상, 감각, 해석, 그리고 나아가 ‘내가 본 것’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말들까지, 모든 반응은 저에게 매우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관람객 각자의 고유한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약 2주간 서울에 머무는 동안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거리의 등불과 멀리 보이는 산. 이 두 가지가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일곱 개의 풋프린트 드로잉으로 구성된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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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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