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된 땅 위에 펼쳐진 무한한 상상. 건축사무소 칼로스 투린이 설계한 자연을 품은 주택.

마치 대지 위에 놓인 하나의 조각처럼, 콘크리트 구조물이 필로테이의 녹음 속에 자리 잡는다.

조각적이고 기하학적인 철문.

아테네의 모더니스트 주택 청동문에서 영감받아 정문을 디자인했다.
그리스 아테네 북부, 도심의 소음이 닿지 않는 조용하고 푸르른 동네 필로테이 Filothei. 1920년대에 정원 도시로 계획된 곳으로 지금까지도 녹음을 간직한 채(엄격한 건축 규제 덕분에) 낮고 느슨한 스카이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그 제한이 바로 이 집의 출발점이었다. 세계적인 예술 컬렉션을 소장한 한 가족이 삶의 공간이자 예술의 공간을 함께 품을 수 있는 집을 원했다. 그러나 건폐율과 높이 제한, 4면 모두에서 요구되는 이격 거리 등 엄격한 제약 속에서 넉넉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건축가에겐 하나의 퍼즐 같았다. 건축사무소 칼로스 투린 Kallos Turin은 이런 제한을 제약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을 하나의 형식으로 받아들였고, 결국 이 집은 하나의 콘크리트 큐브로 형상화되었다. 외형은 단단하고 밀도 높은 매스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안에는 끊임없이 흐르는 곡선 형태의 동선이 자리한다. 입구에서부터 곡선 벽이 시선을 이끌고, 숨겨진 계단은 식재된 언덕 사이를 유기적으로 오르내린다. 집 중심에는 타원형의 나선 계단이 배치되어 각 층을 잇고, 외부 정원과 이어지는 동선은 곡선으로 휘감겨 건축의 딱딱한 인상을 부드럽게 전환시킨다. 콘크리트 블록의 무게감에 맞서기 위해 선택된 전략은 바로 곡선이다. 진입 동선, 나선형 계단, 빛을 머금은 채광정, 갤러리 천장 코너의 라운딩. 공간 속 흐름은 물처럼 이어지고, 시선은 어느 지점에서도 정지하지 않는다. 곡선은 구조를 해체하지 않으면서도 그 본질을 완전히 다른 감각으로 전환시킨다. 이 집은 선형의 ‘기능적 동선’이 아닌, 경험의 여정을 제공한다. 이 집은 뒤편의 보존 구역인 언덕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조경은 건축가의 하버드 동문이자 그리스를 대표하는 조경가 토마스 독시아디스 Thomas Doxiadis가 맡았다. 그는 이곳을 정원뿐 아니라 언덕의 생태계를 확장하는 통로로 보았다. 식물은 그리스 자생종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타임, 로즈마리, 머틀 등과 토착 식물인 마키와 프리가나 생태계를 모티프로 삼았다. 구조물 곳곳에는 식재를 위한 공간이 미리 설계되어, 식물은 구조를 감싸고 넘나들며 마침내 건축을 삼킬 듯이 자라난다. 이 집의 중심에는 예술이 있다. 갤러리에는 천장이 아닌 곡선으로 이어지는 벽이 작품을 감싸고, 시선이 천장 닿기 전에 작품으로 머물게 유도한다. 가구 또한 미술품 같은 가치를 지닌 빈티지와 디자인 오브제로 채워졌다. 집 안 곳곳에는 망지아로티의 EOS 테이블, 조셉 앙드레 모테 Joseph Andre Motte의 체어, 가에타노 페세 Gaetano Pesce 조명은 아킬레 카스틸리오니 Achille Castiglioni,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 Michael Anastassiades 제품을 사용했다. 그들에겐 주방이 요리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 라 꼬르뉴 La Cornue의 5.5m 아일랜드와 보피 Boffi 시스템 키친은 도구이자 무대가 되어 일상에 예술을 더하는 완성 점을 이룬다.

계단을 따라 유연하게 이어지는 주택 외관.

타원형 콘크리트 계단은 건물의 4층을 나선형으로 올라가며, 전시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화려한 색감의 캔버스는 남아프리카 예술가 리사 브라이스의 작품.

벽에는 미국 화가 카라 워커의 작품을 걸었다. 소파는 에드라, 작은 의자 한 쌍은 알플렉스, 조명은 디모레 스튜디오, 그리고 탁자 위에 올려놓은 촛대는 그리스 조각가 타키스의 작품이다.

곡선 구조와 토착 식물들은 콘크리트가 주는 경직된 인상을 완화하도록 설계되었다.

모잠비크 출신 화가 카시 나모다의 작품 두 점과 한스 웨그너가 1960년대 디자인한 램프, 카스트할의 러그, 칼로스 투린에서 맞춤 제작한 데이 베드로 꾸몄다. 쿠션은 피에르 프레이 원단으로 제작했다.

고전적인 플로스의 아르코 램프가 놓인 파이어 플레이스. 가에타노 페세가 디자인한 B&B이탈리아의 세리 업 소파가 놓여 있다.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탁 트인 전망.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의 조명으로 포인트를 준 식탁 공간.

침실에는 1958년 조셉 앙드레 모테가 디자인한 770번 의자가 놓여 있다. 침대 헤드보드와 탁자는 칼로스 토리노가 제작한 것. 샹들리에는 토니 주케리가 카프리 호텔을 위해 제작한 샹들리에인데 니나 야사르의 개인 컬렉션이었다.

밝고 환한 전망을 자랑하는 주방. 스테인리스 스틸의 라 꼬르뉴와 보피 가구를 배치했다.

욕실은 보타닉 그린색의 석영암으로 장식했다.

여유롭게 오수를 즐기고 있는 귀여운 강아지의 평화로운 한때.

아테네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야외 공간과 수영장.

촘촘하고 조각적으로 설계된 집의 항공 사진.

야외에 만든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