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저 앤 워스가 선보이는 소호의 레스토랑, 마누엘라.

© Dave Watts

미카 로텐버그의 조명 설치, 메리 하일만의 세라믹 테이블, 조지 콘도와 니콜라스 파티 등의 회화가 어우러진 식당 내부. © Dave Watts

뉴욕, 뉴잉글랜드산 주류와 제철 재료로 완성한 마누엘라의 칵테일. © Dave Watts

로컬 생산자와의 긴밀한 협업으로 만들어진 요리는 재료 본연의 풍미에 집중한다. © Kristin Teig
뉴욕 소호의 골목길 사이에 들어선 마누엘라 Manuela는 테이블과 의자, 벽과 조명이 하나하나 세심하게 연출된 공간이다. 이토록 섬세한 미감이 놀랍지 않은 것은, 이곳이 세계적인 갤러리 하우저 앤 워스의 공동대표 이완과 마누엘라 워스 Iwan & Manuela Wirth 부부가 설립한 외식 & 라이프스타일 그룹 아트팜 Artfarm이 선보이는 레스토랑이기 때문이다. 영국 서머셋의 농장에서 시작된 ‘예술과 삶은 분리될 수 없다’는 이들의 철학은 스페인과 미국 LA를 거쳐, 삶의 속도가 가장 빠른 도시인 뉴욕에 다시 한 번 뿌리내렸다.
공간은 하우저 앤 워스와 인연을 맺어온 세계적인 작가들이 18개월에 걸쳐 함께 완성했다. 홀 중앙에는 미카 로텐버그 Mika Rottenberg의 조명 설치 작업이 자리한다. 뉴욕 거리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폐기물과 숲에서 수확한 덩굴식물을 엮어 만든 구조물 사이사이에, 버섯 모양의 조명이 낮게 매달려 은은한 빛을 드리운다. 이어 메리 하일만의 다채로운 세라믹 테이블, 프라이빗 다이닝룸을 장식하는 라시드 존슨의 붉은 러그와 모자이크 테이블 역시 모두 이 레스토랑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커미션 작업이다. 이 외에도 리타 아커만과 로나 심슨의 벽화가 공간 곳곳을 채우고, 루이즈 부르주아의 브론즈 거미 조각을 비롯해 조지 콘도, 필립 거스턴, 니콜라스 파티 등의 회화 및 드로잉이 벽을 따라 전시된다.
음식 역시 직관적이면서도 섬세하다. 마누엘라는 지역의 농장, 어업인들과 협력해 재료를 조달하며, 전체 메뉴의 절반 이상이 채식 기반으로 구성된다. 구운 순무에 향긋한 치미추리를 곁들인 요리, 수마크와 매콤한 고추로 향을 낸 아귀 구이 등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담백하지만 깊이 있는 맛이 중심을 이룬다. 지속 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삼은 마누엘라는 맨해튼에서 유일하게 자체 퇴비기를 갖춘 레스토랑이기도 하다. 매일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이곳에서 자연 분해되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퇴비는 다시 도시의 토양을 살리는 데 쓰인다. 화려한인테리어 뒤에 숨겨진 마누엘라의 운영 철학은 의외로 단순하다. 예술과 일상, 공동체와 도시, 삶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는 서로 이어져 있다는 믿음. 마누엘라는 예술과 삶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그 믿음을 공간, 그리고 식탁 위로 구현해낸다.
ADD 130 Prince St, New York, NY 10012 WEB manuela-ny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