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샹들리에, 울창한 초목 태피스트리, 웅장하면서 연약한 식물 조각….
쇼몽-쉬르-루아르 영지에 펼쳐진 아트 시즌의 15번째 에디션이 모습을 드러냈다.
꾸미지 않은 감정과 끝없는 시적 감성을 오가는 굉장한 작품을 볼 수 있다.

도미니크 바이유 Dominique Bailly의 ‘라브리 L’Abri(안식처를 의미)’. 형태 때문에 이 작품이 설치된 급수탑의 둥근 천장을 연상시킨다. 원초적인 식물로 만든 건축물로 숲의 리듬에 따라 살아갈 것이다.
나뭇가지가 감성을 자극하고 레진이 감동을 주며, 돌이 마음을 뒤흔든다. 이런 감정에 더 이상 동요하지 않는 사람은 쇼몽-쉬르-루아르 Chaumont-sur-Loire 영지의 디렉터 샹탈 콜뢰- 뒤몽뿐이다. 그는 녹음이 우거진 훌륭한 자연의 캔버스와 아래쪽에 흐르는 강을 굽어보는 건축물을 기리기 위해 해마다 예술가들을 초청한다.

어둡고 초현실적인 형상들. 낯설면서 보호하는 느낌을 주는 크리스티앙 라피 Christian Lapie의 조각 ‘라 콩스텔라시옹 뒤 플뢰브 La Constellation du Fleuve(강의 별자리를 의미)’. 역시 방문객의 시선을 오래 잡아두는 작품이다.
“이곳은 일종의 아트 유토피아예요. 이번에 15번째 에디션으로 선보이는 작품은 자연과 관계를 맺고 이 장소와 공명을 이룬다는 점 말고도 공통적으로 어떤 매력과 신비스러움 그리고 시적 느낌을 전달합니다.” 그가 열정적으로 설명한다. 오솔길을 돌아 나오다 마주치는 토템의 실루엣, 5000송이의 석영 꽃을 심은 화단, 마구간에 설치한 마른 잎 바퀴, 두꺼운 성벽이 보호하는 식물의 집합…. 쇼몽에서는 모든 것이 놀랍고 황홀하다.

존 그레이드의 ‘레제르부아’는 날씨에 따라 채워지고 비워지는 반투명의 레진 주머니로 구성된다. 무게에 따라 주머니를 매단 실이 진동한다.
어떤 작품은 이곳에서 만들어졌는데 미국 아티스트 앨리슨 스티고라 Alison Stigora가 영지에 있는 나뭇가지를 재활용해서 만든 유기적인 조각과 존 그레이드 John Grade가 레진 주머니 5000개로 구성한 XXL 크기의 샹들리에 ‘레제르부아 Reservoir(저수지를 의미)’가 그런 작품이다. 특히 강렬한 인상을 주는 ‘레제르부아’는 레진 주머니를 채우는 빗물에 따라 30~350kg까지 무게가 달라지는데, 그 때문에 바닥에서 3m 높이까지 주머니를 매달아주는 가는 선이 늘어지기도 한다. 세계 정원 페스티벌의 스타인 ‘아이디얼 가든 Ideal Garden’에 어울리는 생동하는 예술 작품이다.

엘 아나추이 El Anatsui의 ‘우그우 Ugwu’. 재활용 소재와 다양한 인쇄판, 영롱한 컬러로 장식한 통나무 더미로 역사적인 공원 한가운데에 설치했다.

합성 소재로 만든 마다가스카르 아티스트 조엘 안드리아노메아리소아 Joel Andrianomearisoa의 ‘레 제르브 폴 뒤 비외 로지 Les Herbes Folles du Vieux Logis(오래된 집의 굉장한 풀을 의미)’는 공중 정원이면서 식물에 대한 색채 연구다. 이 작품은 아녜스 바르다 Agnes Varda 마당의 건물 파사드 전체를 덮는다.

앨리슨 스티고라의 ‘플럭스 Flux’는 영지의 나무를 재활용해 만들어졌다. 보기에는 평온하지만 힘 있게 흐르는 루아르 강에서 영감을 얻은 유기적인 조각은 매우 인상적이며 성 발치에 심어져 있는 것 같다.

구 모양을 한 클라우스 핀터 Klaus Pinter의 ‘앙 플랭 미디 En Plein midi(‘정오에’를 의미)’가 로방 데 제퀴리 l’Auvent des Ecuries의 건축물과 조화를 이룬다. 햇빛과 하늘의 우연을 반영하는 수많은 금색 꽃으로 밝게 빛난다.

앤디 골즈워시 Andy Goldsworthy는 쓰러진 플라타너스의 그루터기(반항적인 몇몇 가지는 다시 자라나기 시작했지만)에서 미발표 작품 ‘케른 Cairn’을 만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돌과 식물이 서로 얽히고 어우러진다.
세계 정원 페스티벌의 ‘아이디얼 가든’은 올해 30주년을 맞아 영지의 다른 곳에서 축하 행사를 연다. 쇼몽은 계절에 따라 다양한 아트 페스티벌과 호텔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써나가며 계속해서 우리를 감동시킬 것이다. 11월 19일에 사진 페스티벌이 시작되고, 파트릭 부섕과 로익 줄리엔이 디자인한 르 부아 데 샹브르 Le Bois des Chambres 호텔이 얼마 전 오픈했다. 이곳에서도 아트 시즌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아트시즌은 10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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