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채의 아파트를 연결한 건축가의 집

두 채의 아파트를 연결한 건축가의 집

두 채의 아파트를 연결한 건축가의 집

밀라노 건축가 알레시아 가리발디의 집에서는 현재보다 과거가 중요하다. 그는 자신의 예술적 도약을 도모하기 위해 두 채의 아파트를 연결했다.

시크한 앤티크. 안쪽 암체어는 토넷 Thonet. 낮고 둥근 테이블과 콘솔, 벤치는 가리발디 아키텍츠 Garibaldi Architects 디자인. 핑크 꽃병은 시모나 카르디네티 Simona Cardinetti. 벽난로 위에 있는 사진은 노부요시 아라키 Nobuyoshi Araki 작품. 꽃병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벽에 건 작품은 안젤라 글라이카(왼쪽)와 조엘 안드리아노메아리소아(오른쪽) 작품으로 프리모 마렐라 갤러리 Primo Marella Gallery에서 구입. 앞에 보이는 암체어는 50년대 빈티지 제품. 태피스트리는 골란 Golran. 카나페는 레마 Lema. 쿠션은 데다르 Dedar. 테이블은 넨도 디자인으로 글라스 이탈리아 Glas Italia.

“단지 작품만 바꿔서 시대를 바꿉니다.” 건축가 알레시아 가리발디 Alessia Garibaldi는 역사에 애정이 많은 건축가로 잘 알려져 있다. 밀라노에 있는 그의 아파트는 타임머신 같다. 두 채의 집을 재편성한 결과, 거실과 다이닝룸은 원래의 19세기에 남겨둔 반면 다른 공간은 컨템포러리한 스타일로 완전히 새로 디자인했다.

건축가 알레시아 가리발디는 자신의 아파트를 마치 몸을 감싸는 이 토넷 암체어 모양대로 ‘고치’처럼 디자인했다.

“밖에서 보면 건물 외관은 그 시대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어요. 그런데 내부에서는 현대적 마천루를 마주볼 수 있죠. 이런 이분법을 좋아해요.” 차이점을 강조하기 위해 알레시아는 19세기 나무 장식에 금을 살짝 더하고, 현대적 공간으로 바닥과 벽에 콘크리트 효과를 주었다. 무엇보다 ‘밤의 세계를 좋아하는’ 그녀이기에 모든 공간을 회색 톤으로 마무리했다는데, 아트 작품이 이를 더 돋보이게 한다. 혼자 사는 그녀는 사람 초대하는 걸 좋아한다.

서로 연결된 거실과 다이닝룸은 화려한 면을 보존했다. 책장과 테이블은 가리발디 아키텍츠. 의자 ‘세스카 Cesca’는 마르셀 브루이어 Marcel Breuer 디자인으로, 가비나 Gavina. 앞에 보이는 흰색 석고 과일은 피오라이오 Fioraio. 50년대 암체어와 사이드 테이블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알레시아의 침실. 이란의 석회암을 콘크리트처럼 가공한 벽과 바닥이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침구는 프레테 Frette. 침대 옆 테이블은 가리발디 아키텍츠. 테이블 램프 ‘로이 Roy’는 비아비주노 Viabizzuno. 찻주전자는 중국에서 가져왔다.

“석회암의 매력에 빠졌어요. 돌의 온기와 콘크리트의 거친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죠.”

의자는 가리발디 아키텍츠. 의자 위에 놓은 사진은 에르빈 올라프 스프링벨트 Erwin Olaf Springveld 작품. 벽에 건 사진은 노부요시 아라키 작품. 거울로 마감한 나무 콘솔은 파올로 부파 Paolo Buffa 빈티지.

“모든 장르의 아티스트들과 친구들을 불러서 함께 성대한 저녁식사를 합니다.” 그래서 130㎡의 가장 넓은 공간에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구성했다. 주방과 거실, 다이닝룸은 서로 연결돼있어 흥겨운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린다. 식사 공간이 좀 어두운데 이는 우연이 아니다. “식탁에 모인 사람들의 따뜻한 분위기를 좋아해요. 어두운 식탁은 무라노 유리로 만든 샹들리에로만 밝혔죠. 따뜻한 조명의 빛이 공간과 식사하는 사람들을 동시에 기분 좋게 해줘요.”

석회암으로 감싼 벽이 욕실을 보석상자처럼 만든다. 거울은 가리발디 아키텍츠. 세면볼은 세라미카 시엘로 Ceramica Cielo. 수전은 판티니 Fantini. 펜던트 조명은 비아비주노.

“모던한 벽과 바닥은 각각 질감이 느껴지는 소재로 표현했어요.”

 

etc

-나무와 가죽으로 된 암체어 ‘905’는 비코 마지스트레티 Vico Magistretti 디자인으로 카시나 Cassina. 56×58×77cm, 1356유로부터.
-석고 원형 장식 ‘666’은 아틀리에 세답 Atelier Sedap. 지름 21cm, 56유로.
-호두나무와 대리석으로 만든 나이트 테이블 ‘바유스 톤도 44 Bayus Tondo 44’는 가브리엘레&오스카 부라티 Gabriele&Oscar Buratti 디자인으로 포라다 Porada. 44×55cm, 3877유로부터.

-떡갈나무 책장 ‘비블리아 Biblia’. 안토니오 치테리오 Antonio Citterio 디자인. 막살토 Maxalto. 가로 120/140×폭 44×높이 170.5/212/254cm. 9123유로부터.
-손으로 짠 양모와 실크 태피스트리 ‘아바야 스탬프 Abaya Stamp’는 에디션 부겐빌 Edition Bougainville. 250×300cm, 1만2670유로.
-리넨 쿠션 ‘아마랑트 피그망 Amarante Pigment’는 이오시스 Iosis. 33×57cm, 89유로.

-크리스털 낮은 테이블 ‘딥 시 Deep Sea’는 넨도 디자인으로 글라스 이탈리아. 75/125×75/48×37cm, 2568유로.
-떡갈나무와 가죽, 등나무로 만든 의자 ‘카나주 Cannage‘는 레드 에디션 Red Edition. 48.5×52×80cm, 670유로.

-페인트 ‘그리 갈레 Gris Galet’는 오퓌르 O’Pur 컬렉션으로 리폴랭 Ripolin. 리터당 22,45유로.
-페인트 ‘베이지 글래즈 Beige Glaise’는 오퓌르 컬렉션으로 리폴랭. 리터당 22,45유로.
-페인트 ‘CH1 1215 Brun Opole’은 에보카시옹 Evocations 컬렉션으로 귀테 Guittet. 리터당 53유로.

CREDIT

editor

발레리 샤리에 Valérie Charier, 샤를로트 바이유 Charlotte Bailly

photographer

베네딕트 드뤼몽 Bénédicte Drummond

stylist

비르지니 뤼시-뒤보스크 Virginie Lucy-Duboscq

TAGS
이토록 멋진 싱글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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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완벽하게 맞춘 공간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한강 뷰. 최혁우씨가 사는 144.77㎡ 집은 혼자 사는 이라면 누구나 꿈꿀 법한 그런 곳이다.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과 다이닝룸 모습. 커다란 아일랜드 조리대가 있는 오픈형 주방을 줄곧 꿈꿨다.

“공사하기 전에는 주변에서 다들 미쳤다고 했어요. 이렇게 방을 다 없애버리면 나중에 매물로 내놨을 때 팔리겠느냐면서. 방이 세 개 였는데, 지금은 하나밖에 없으니까요.” 공사를 마치고 입주한 지 이제 갓 두 달 차를 맞이한 최혁우씨의 말이다. 한강변을 면한 자양동의 이 주상복합아파트는 그가 이 지역 대학교를 입학하고 조교수가 된 시간만큼이나 오래도록 눈여겨보던 곳이다.

창 너머로 청담대교와 영동대교, 성수대교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소파와 라운지 체어는 모두 까시나, 조명은 플로스 제품.

처음 매물을 마주하던 날, 20년이라는 세월의 흔적은 의외로 컸다. 하지만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 거실에서 장애물 하나 없이 청담대교와 영동대교, 성수대교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이런 뷰는 흔치 않으니. ‘나에게 꼭 맞는 집으로 새 단장을 하고 오래도록 살리라.’

놀의 사리넨 테이블과 체르너 체어가 집을 디자인하는 시작점이 되었다.

최혁우씨가 꿈꾸던 집의 모습은 구체적이었다. 큰 아일랜드 조리대가 있는 오픈형 주방과 여럿이 함께 앉을 수 있는 다이닝 테이블, 호텔처럼 아늑한 침실. 다만, 1인을 위할 것. 머릿속에만 존재하던 상상의 집을 현실화하기 위해 업체 선정하는 데만 5개월이 걸렸다. 다이닝 공간 한쪽에 서재를 제안한 스튜디오 안도의 손을 잡았다.

1년을 기다려 받은 이배 작가의 100호짜리 작품.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직접 집을 짓고 고치면서 사시는 과정을 봐왔어요. 논현동 가구거리도 자주 따라다녀서 익숙하고요. 자연스럽게 관심이 많아졌죠. 집을 계약하자마자 두오모에서 놀 Knoll의 사리넨 타원 테이블을 주문했어요. 이전부터 모아온 체르너 체어도 개수에 맞게 더 주문을 넣었고요. 이렇게 제가 가지고 있던 가구와 작품 리스트를 넘기고 나서 디자인 작업을 시작한 거죠.”

먼저 안방으로 사용하던 가장 큰 방과 거실 사이 벽을 허물었다. 키친과 다이닝, 거실까지 이어지는 넓은 공간이 만들어졌다. 요리하면서 다이닝 공간과 거실을 바라볼 수 있는 구조다. 주방 스탠드 장은 체르너 체어와 월넛으로 색을 맞추고, 중앙에는 길이가 2m에 달하는 사리넨 테이블을 배치했다. 오랜 시간 천천히 만들어온 퍼즐이 하나씩 제 자리를 찾아가는 기분이었다.

입구에 나란히 있던 방 두 개도 하나로 튼 뒤 한쪽은 프라이빗한 욕실과 드레스룸을, 한쪽은 아늑한 침실로 꾸몄다. 침실을 거쳐 드레스룸과 욕실로 들어가는 디귿(ㄷ)자형 구조인데, 그 사이에는 공간 구분을 위해 미닫이 간살문을 달았다. 깔끔한 화이트 톤의 타일을 선택한 거실과 달리 안방에는 따뜻한 분위기의 마룻바닥을 선택했다. 결국 이 집에는 방이 정말 하나인 셈이다.

조지 넬슨이 디자인한 빈티지 사이드 보드는 원오디너리맨션에서 구입한 것.

정형외과 의사로 일하는 그는 오래전부터 작품을 수집해온 컬렉터이기도 하다. 마이클 스코긴스와 조지 몰튼 클락, 이우환, 이배 등의 러프한 만화 같은 작품부터 단색화 작품까지 넘나든다. 거실에 걸린 100호짜리 이배 작가 작품은 조현화랑에서 1년을 기다린 끝에 손에 넣었다. 집의 전반적인 컬러를 깔끔한 오프화이트 컬러 도장으로 선택한 이유다. 현관부터 거실 사이에 난 화장실 문은 벽과의 단차를 최소화해 깔끔한 느낌의 복도를 완성했다.

깔끔한 느낌이 돋보이는 스펙트럼 책장.

 

안방과 드레스룸 사이에는 간살문을 달아 공간을 분리했다.

“제가 정말 오래 살고 싶은 집을 만들기 위해 까다롭게 선택했어요. 수전도 코쿤 Cocoon 제품을 꼭 사용하고 싶어서 고집했고, 화장실 세면대 쪽에 사용한 대리석도 직접 보러 이천을 왔다 갔다 했을 정도니까요. 국내에서 더 이상 수급이 안 되는 패턴을 고르는 바람에 고생을 많이 했죠. 그래서 그만큼 만족스러운 집이 완성된 것 같아요.”

벽처럼 보이는 주방 스탠드장 뒤에는 보조 주방과 홈바가 숨겨 있다.

 

복도에서 바라본 거실 모습. 히든 도어로 통일감과 깔끔함을 더했다.

주말이 되면 반려견 ‘호두’와 함께 한강을 산책하고,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맛있는 음식과 함께 술 한잔을 기울이는 안온한 일상이 이곳에서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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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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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의 해에는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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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진년, 청룡의 기운을 담은 블루 아이템.

에너제틱한 날개의 움직임을 담은 037AB 블루 리듬. 빛에 따라 다채로운 푸른색을 보이며 공간에 입체감을 더한다. 플렌드테드 모빌 제품으로 비블리오떼끄에서 판매. 51만원.

고대 그리스 신화 속 미노스 왕의 미로를 통해 현대 사회의 급박한 시간을 표현한 미노스 벽시계. 미로를 거스르는 주황색 초침으로 일상의 여유를 누리기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라위 제품으로 더콘란숍에서 판매. 39만원.

탐스러운 과일 곡선을 그린 자두 테이블 램프. 우아한 실루엣을 따라 은은한 빛이 퍼지며 차분한 색감이 더욱 빛을 발한다. 라이마스 제품. 18만5000원.

버버리의 아이코닉한 체크 패턴과 로열블루 컬러를 품은 울 쿠션. 부드러운 촉감과 가장자리의 섬세한 스티치 마감이 돋보인다. 112만원.

다채로운 색감과 발랄한 물결 라인으로 공간에 유쾌함을 불어넣는 미러 지그재그. 앤클레버링 암스테르담의 제품으로 세그먼트에서 판매. 19만8000원.

튼튼한 나뭇가지에 코트를 걸 수 있는 행어로 표현한 프리츠한센의 코트 트리. 벽걸이형으로 좁은 공간에도 활용할 수 있다. 루밍에서 판매. 56만8100원.

천연 오크 무늬목 질감 위로 파란색을 칠해 생기를 더한 커넥토리얼의 큐브 모듈러. 콤팩트한 사이즈로 공간 어디에 두어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44만원.

샤를로트 페리앙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독특한 패턴을 만든 세라믹 플레이트 르 몽드 드 샤를로트 페리앙. 까시나 제품으로 스페이스로직에서 판매. 세 가지 패턴으로 41만5000원부터.

타임리스한 디자인으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비트라의 EM 테이블. 자연을 닮은 색채로 자신만의 컬러 팔레트를 만든 장 프루베의 블루 마르쿨 컬러로 삼각 다리를 매치했다. 비블리오떼끄에서 판매. 510만원.

신년을 맞이해 데스크테리어를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람페두사 펜슬 홀더. 1967년 엔조 마리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요즘 감각으로 보아도 세련된 곡선미를 자랑한다. 다네제 밀라노 제품으로 에잇컬러스에서 판매. 1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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