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와 호텔 사이

브루클린의 페니 호텔, 아파트 스타일을 담다

브루클린의 페니 호텔, 아파트 스타일을 담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호텔이 브루클린에 새롭게 오픈했다.

 

패브릭 소파와 안락의자로 꾸민 안락한 거실이 인상적인 스위트룸. © Alice Gao

 

장기 여행을 하는 방문객이 많아지면서 뉴욕에 새로운 형태의 호텔이 생겨나고 있다. 바로 주택과 호텔이 혼합된 아파트 스타일의 페니 호텔 Penny Hotel이 그 예다. 노마드, 소호의 라인, 프리핸드 호텔 등 뉴욕에서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를 론칭한 시델 그룹이 새롭게 오픈한 이곳은 실제 바드 컬리지 대학원생들을 위한 주택에 호텔의 형태가 혼합된 곳이다.

 

새로운 미식의 경험을 선사하는 엘 니코 레스토랑. © Alice Gao

 

페니 호텔은 단기는 물론 장기 체류에도 적합할 만큼 집처럼 아늑한 느낌을 지향한다. 그래서인지 호텔의 위치 또한 번화가가 아닌 윌리엄스버그의 조용한 주거지에 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유쾌한 매력이 물씬 느껴지는 이곳의 인테리어는 지역의 아트 커뮤니티와 협업한 결과다. 랜드 갤러리 Land Gallery와 퓨어 비전 아트 Pure Vision Arts라는 두 곳의 비영리 커뮤니티 예술 단체와 협업해 발달장애 예술가들에게 호텔의 스튜디오 공간을 제공하고 여기서 탄생한 작품을 호텔과 객실 곳곳에 전시했다.

 

색감으로 포인트를 준 슈프림 퀸 객실. © Alice Gao

 

또한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지원하고 지역 미술계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1층에 미술관을 마련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투숙객이 낸 호텔 예약금 중 1달러를 단체에 기부해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 호텔 정면 입구를 장식하는 대표적인 작품 역시 예술가이자 바드 졸업생인 미셸 드베룩스의 작품이다.

 

브루클린이 내려다보이는 스위트룸 테라스. © Alice Gao

 

118개의 객실은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부엌이 딸린 구조와 일부 객실에서만 누릴 수 있는 정원이 특징이다. 호텔 서비스도 인상적인데, 브루클린을 대표하는 커피 브랜드 데보시온 커피를 매일 아침 배달하며 스트랜드 북스토어에서 매달 큐레이션한 책을 읽을 수 있다. 또 꼭대기 층인 11층 루프톱 바에서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맨해튼의 야경을 즐길 수 있다. 페니 호텔은 집이 주는 안락함과 호텔 서비스를 모두 누릴 수 있어 브루클린에서의 잊지 못할 시간을 선사한다.

 

페니 호텔에서는 신진 작가들의 예술 작품을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 Alice Gao

 

ADD 288 North 8th St. Brooklyn, NY 11211
TEL 929 594 2020
WEB www.penny-ho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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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그림(뉴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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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에 대한 사랑

비트라 뮤지엄, 정원의 역사를 되돌아보다

비트라 뮤지엄, 정원의 역사를 되돌아보다

 

올 10월까지 스위스 바젤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에서 방대한 정원의 역사를 되돌아본다.

 

2020년 비트라 캠퍼스에 조성한 피에트 우돌프의 정원.  © Vitra, Photo: Dejan Jovanovic

 

가든은 한국어로 뭐라 번역해야 할까? 우리나라에서는 공원(Park)의 일부로 혹은 집 근처의 빈 땅이나 테라스 등에 일구는 텃밭이 동시에 떠오르니 ‘정원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그것이 가든의 역사다. 식용 가능한 식물을 기르는 농업,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용식물을 키우는 실험실,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가꾸는 럭셔리 혹은 해외에서 들여온 귀한 작물을 기르는 박물관학적 용도 모두가 가든의 역사였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삶의 고뇌를 잊기도 했고, 병을 치유하기도 했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글과 그림으로 옮기기도 했고 또한 새로운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도 했다.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에서 지난 3월 25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리는 <정원의 미래: 자연과 함께 디자인하기(Garden Futures Designing with Nature)>전은 이토록 방대한 정원의 역사를 돌아보는 대규모 기획전으로, 오롯이 가든에 헌정된 첫 번째 전시라는 점에서 길이 회자될 듯하다.

 

10월까지 열리는 <정원의 미래: 자연과 함께 디자인하기> 전시 전경. © Vitra Design Museum Photo: Ludger Paffrath

 

10월까지 열리는 <정원의 미래: 자연과 함께 디자인하기> 전시 전경. © Vitra Design Museum Photo: Ludger Paffrath

 

전시 기획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랭크 게리, 자하 하디드, 헤르조그&드 뫼롱, 안도 타다오 등 대가들이 지은 건축물이 즐비한 비트라 캠퍼스에 피에트 우돌프 Piet Oudolf의 거대한 정원이 조성된 것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 조경가인 그는 뉴욕 하이라인으로 유명해졌고, 국내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방문객에게 끊임없이 변화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고 평한 롤프 펠파움 비트라 명예회장의 표현처럼 계절과 세월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변주를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정원이 있다는 사실은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을 가고 또 가게 만드는 중요한 매력 포인트가 분명하다. 정원 개관 당시 언론 홍보 뿐 아니라 우돌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강조된 점이 있다. 가든은 야생의 자연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우돌프의 가든은 전통적인 정원 식물로 취급하지 않았던 풀을 주로 사용하기에 얼핏 보면 마치 황무지나 혹은 버려진 갈대숲처럼 자연스럽게 보인다. 하지만 부러 그렇게 보이도록 정확하게 구성한 인공의 자연이고, 그렇기 때문에 인문과학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정원에 대해 알면 알수록 정원을 기획하고 가꾸는 것은 식물의 습생뿐 아니라 각각의 식물이 서로 어떻게 어우러지고, 계절마다 어떤 빛으로 변해야 하는지를 모두 섬세하게 계산해야 하는, 마치 오케스트라의 마에스트로 혹은 작곡가가 되어야 하는 일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비트라 캠퍼스 정원을 디자인하기 위해 피에트 우돌프가 그린 스케치. © Piet Oudolf

 

이번 전시의 포커스도 바로 가든을 통해 이어온 오랜 역사 속 인간과 자연의 인터랙션이며, 그 미래를 짐작해보는 것이다. 작은 묘목이 큰 나무가 되었을 때의 미래를 고려하며 선택과 기획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모든 정원은 항상 미래가 투영된 것이라는 전시 기획의 의도가 의미 있게 다가온다. 특히 지금은 환경과 기후변화로 인해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비트라가 2020년 정원을 조성한 이유도 팬데믹으로 자연의 소중함을 재발견했기 때문인 것처럼 말이다. 현재 문화역서울 284에서 진행 중인 토마스 헤더윅의 전시도 알고 보면 정원과 무관하지 않다. 그의 출세작이라 할 만한 2010년 상하이 박람회의 영국관 파빌리온은 미래의 과학을 위해 모든 식물의 씨앗을 보존하는 영국 정부의 ‘밀레니얼 시드 프로젝트’를 위한 홍보관이었으니 말이다.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을 직접 방문하기 어렵다면, 유튜브를 통해 전시 중 나눈 특별한 대담을 들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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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애(롯데백화점 아트콘텐츠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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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벗어난 까시나

까시나의 광주 스토어 오픈

까시나의 광주 스토어 오픈

 

이탈리아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까시나가 7월 26일 서울을 벗어나 첫 모노 브랜드 매장을 오픈한다. 광주 도심에 자리한 까시나 광주 스토어가 바로 그것. 광주 스토어는 비블리오떼끄가 운영을 맡았으며, 약 360㎡의 규모로 꾸며졌다. 까시나의 브랜드 철학인 ‘The Cassina Perspective’를 완벽하게 구현한 것이 특징. 까시나의 혁신적 제품과 디자인 아이콘으로 꾸민 공간을 직접 경험할 수 있을 예정이다. 비블리오떼끄는 올해 광주 스토어 말고도 세 곳의 까시나 매장을 새롭게 오픈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광주가 그 여정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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