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가면

홍콩에 가면

홍콩에 가면

화가 겸 데커레이터 엘사 장드디외와 함께한 72시간.

10대 소녀 엘사 장드디외는 머릿속에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파리에 가서 화가 겸 데커레이터가 되는 공부를 하는 것. “저는 늘 이 세계에 있었어요. 조부모님 회사가 프랑스 남부 도시 님 Nimes의 오래된 건물 벽면을 미장하고 돌을 복원하는 일이었어요. 방학 때면 오빠와 함께 이 사업을 물려받은 아빠를 돕곤 했어요.” 그 후 엘사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다. 먼저 미국 뉴욕이 끌렸지만 결국에는 2008년 홍콩에 도착했다. 친구와 함께 스튜디오를 시작해 2015년에는 호텔과 리노베이션을 전문으로 하는 아틀리에를 오픈했다. 홍콩에 있는 다양한 형태의 건축물이 그를 매료시킨 것. “(파리에 적용된) 오스망 시대의 스탠더드와는 거리가 멀어요. 복잡하게 얽힌 에어컨과 오래된 것, 모던한 것, 메탈, 대나무 비계가 섞여 거리를 특별하게 만들죠. 거리 전체가 갑자기 달라지는 것도 봤어요. 모든 것이 끊임없이 무너지고 다시 건설되죠. 리노베이션 전문가들은 인테리어를 진짜 무대 장식처럼 생각하는데 이런 점이 거북하지 않아요!”

하늘을 가리는 빌딩숲 한가운데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도 엘사는 도시 곳곳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길을 다니며 자연 속에서 고요함을 즐길 수 있는 숨 쉴 틈을 찾고 있다. “이런 도시는 없을 거예요. 아침에는 출근하기 전 바다에서 수영할 수 있고 푸른 자연을 즐기며 산책도 하고요. 퇴근 후에는 택시로 몇 분 만에 집으로 돌아와 다시 저녁을 먹으러 나와 밤늦게까지 춤출 수 있죠.”

© Harold de Puymorin

화가 겸 데커레이터 엘사 장드디외는 프랑스 님 출신으로 홍콩에서 아틀리에를 운영하고 있다.

홍콩은 두 가지 상반된 모습을 지닌 도시다. 한쪽에는 마천루가 있고, 다른 쪽에는 이곳 란타우 Lantau처럼 자연이 펼쳐진다.

“끊임없는 변화가 이곳을 지배합니다.”

 

TATE DINING ROOM

 

셰프 비키 라우 Vicky Lau는 2012년부터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약간의 프렌치함을 더해 환상적인 중국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메뉴 중 ‘Ode a’는 차, 버섯, 간장, 두부 등 중국 식재료에 중점을 두고 다양하게 활용해 6가지 요리에 담아낸다.

ADD 210 Hollywood Road, Sheung Wan
WEB tate.com.hk

 

M+

 

구룡반도 서쪽의 문화 지구에 자리한 모던&컨템포러리 아트 뮤지엄 M+. 이곳에서 기획하는 전시뿐만 아니라 건축을 보기 위해 꼭 가봐야 할 장소다. 빅토리아 하버 Victoria Harbour를 바라보는 초현대적 건축물이 인상적이다.

ADD 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 38 Museum Drive, Kowloon
WEB mplus.org.hk

 

THE BOUDDAH OF TIAN TAN

 

페리나 지하철로 갈 수 있는 란타우 섬에는 그랜드 부다 Grand Bouddah가 웅장하게 자리한다. 높이 34m, 무게 250t의 브론즈상이 포린 Po Lin 수도원을 굽어본다. 부다의 발에 이르려면 엄청난 계단을 기어 올라가야 한다.

ADD Ngong Ping Rd, Lantau

 

THE HULA

 

홍콩에서 세컨핸드 숍이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사라 펑 Sarah Fung이 2016년 설립한 숍인데 빈티지 액세서리와 명품 핸드백을 판매한다. 패션 욕구를 채울 수 있는 모든 것을 판매한다.

ADD Shop C, Ground Floor, 56-58 Hollywood Road, Central
WEB thehula.com

 

DIN TAI FUNG

 

“종지에 간장과 식초를 부어서 샤오롱바오를 담근 뒤 숟가락에 올려놓으세요. 그러고 나서 만두피를 찢어 국물을 먼저 맛보세요. 뜨거우니 주의하세요!” 홍콩의 진정한 맛집인 타이완 프랜차이즈 식당에선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된다. 샤오롱바오 맛 보는 방법이 작은 플라스틱 카드에 적혀 있다.

ADD Shop G3-11, G/F, 68 Yee Wo Street, Causeway Bay
WEB dintaifung.com.hk

 

MAN MO DIM SUM

 

2013년 스위스 출신 딤섬 장인 니콜라 엘라루프 Nicolas Elalouf가 오픈한 곳이다. 라따뚜이, 샥슈카, 버터 바(베스트셀러) 같은 서양요리를 주입한 딤섬을 선보인다. 엘사가 “깨를 뿌린 누텔라 볼을 맛보지 않고는 테이블을 떠나지 못해요!”라고 외친다.

ADD 05-06 Hollywood Centre, 233 Hollywood Road, Sheung Wan
WEB manmodiusum.com

 

WOOL STUDIO

 

분주한 동네와 떨어진 곳에 자리한 아늑한 숍으로 비비안 헝 Vivian Hung이 오픈했다. 떠오르는 브랜드와 클래식한 유럽 가구-특히 북유럽과 이탈리아-를 선별해 선보이고 있다.

ADD 97 Hill Road, Sai Ying Pun
WEB woolstudio.co

 

그랜드 부다를 둘러싼 수많은 브론즈상.

 

KAPOK

 

완차이 Wan Chai의 선 스트리트에는 작은 숍이 즐비하다. 엘사가 좋아하는 곳 중 하나로 페르피냥 Perpignan 출신 아르놀 카스텔 Arnault Castel이 오픈한 편집숍이다. 세심하게 고른 그릇과 옷 등 아름다운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ADD 8 Sun Street, Wan Chai
WEB ka-pok.com

 

VITORIA PEAK TRAM

 

“빅토리아 피크 정상까지 이어주는 레트로한 트램은 꼭 타봐야 해요. 정상 녹음 속에서 도시를 발 아래에 두면 그 높이를 알게 되죠. 15년이 지난 지금도 이곳 뷰는 늘 멋져요.”

 

“자연 속에서 고요함을 느낄 수 있어요”

 

어부의 마을 타이오 Tai O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없는 것 같다.

 

BLUE LOTUS GALLERY

 

사라 그리니 Sarah Greene는 2007년부터 이곳에서 사진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아시아, 특히 홍콩의 컨템포러리 문화 유산을 탐구하는 사진과 작품을 선정해 선보이고 있다. 빌딩을 마주한 농구장과 작은 숍들이 자리한 동네 타이핑샨 Tai Ping Shan 역시 함께 둘러보면 좋다.

ADD G/F 28 Pound Lane, Sheung Wan
WEB bluelotus-gallery.com

 

BLUE HOUSE

 

엘사가 “전면에 파란색을 칠한 이 역사적인 건물은 1920년에 지어졌다. 변화가 많은 이 도시에서 기존 모습을 간직한 얼마 안 되는 건물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ADD 72-74A Stone Nullah Lane, Wan Chai

 

LOVERAMICS

 

2011년부터 홍콩에서 시작된 세라믹 브랜드. 이 지역 도공의 손녀가 설립한 러브라믹스는 다양한 컬러, 심플한 디자인의 커피잔과 아주 세련된 그릇을 선보인다. 대표 모델 중 ‘에르-고! Er-go!’는 이 브랜드의 첫 번째 컬렉션인데 세련된 라인과 유행을 타지 않는 심플함이 특징이다.

ADD G/F, 97 Leighton Road, Causeway Bay
WEB loveramics.com

 

VAIN PROJECTS

 

2020년에 쉬방 주리누왈라 Shivang Jhunjhnuwala와 알렉산더 글라바츠키-예돈 Glavatsky-Yeadon이 떠오르는 홍콩 아트 씬을 지지하기 위해 설립했다. 영 소이 Young Soy 갤러리의 자매 격으로, 좀 더 자리 잡은 국제 아티스트들을 우선적으로 소개한다.

ADD G/F, 3 Staunton Street, Central
WEB vainprojects.com

 

홍콩에는 작은 길이 많다. 란타우 서쪽에 있는 길을 따라 작은 섬 타이오를 한 바퀴 돌면 마천루와 시멘트와는 거리가 먼 멋진 뷰를 즐길 수 있다.

 

“이 도시에 자리한 다양한 형태의 건축물이 저를 매료시켜요.”

 

THE HARI

 

2020년 오픈한 호텔로 빌딩들이 보이는 넓은 객실과 어반 정글 스타일의 테라스, 공들인 인테리어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완차이와 코즈웨이베이 사이의 번화한 동네에 있어 멋진 장소들을 방문하기에 좋다.

ADD 330 Lockhart Road, Wan Chai
WEB thehari.com/hong-kong

 

TAI KWUN

 

센트럴의 활기찬 동네에 자리한 옛 경찰서를 갤러리, 예쁜 숍, 바, 레스토랑이 모인 아트센터로 만들었다. 엘사는 “이곳 역시 테라스에 앉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라고 말한다.

ADD 10 Hollywood Road, Central

 

MOTHER PEARL

 

“이곳 비건 버블티에 정말 중독됐어요. 여기 저기서 마실 수 있는 달달한 버블티보다 훨씬 깨끗하고 건강하죠.” 엘사가 털어놓는다. 실망하지 않기 위해 미리 조언하자면 맛차나 타로, 재스민 버블티는 맛보다는 눈으로 보기에 좋다.

WEB motherpearl.world

 

홍콩에는 657개가 넘는 마천루가 자리한다.

CREDIT

editor

마들렌 부아쟁 Madeleine Voisin

photographer

루이즈 데노 Louise Desnos

TAGS
맨해튼에서 떠난 이탈리아 여행

맨해튼에서 떠난 이탈리아 여행

맨해튼에서 떠난 이탈리아 여행

뉴욕 맨해튼에서 떠난 이탈리아 여행. 새해를 맞아 특별한 저녁 식사 시간을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해 쿠치나 알바와 알바 아칸토를 추천한다.

화려한 지브라 패턴과 그래픽적인 일러스트 벽지가 인상적인 알바 아칸토.

토머스 헤더윅 Thomas Heatherwick이 건축한 첼시의 유명 건축물인 랜턴 빌딩 1층에 새로운 이탤리언 레스토랑이 오픈했다.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의 정취를 뉴욕 도심 속에 섬세하게 재현해낸 쿠치나 알바 Cucina Alba 레스토랑과 칵테일 바 알바 아칸토 Alba Accanto가 바로 그곳. 이탈리아에서 보내는 바캉스를 모티브로 뉴욕의 건축사무소 GRT와 프린스 스트리트 호스피탈리티 그룹의 코비 레비 Cobi Levy가 협력해 이 두 공간을 기획했다.

알바 아칸토의 외관.

쿠치나 알바는 남부의 밝은 햇살과 북부의 화려함을 동시에 담아냈다. 부드러운 산호색과 버터색으로 벽면과 천장을 마감해 따스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디자이너 마르셀 브로이어의 클래식한 세스카 체어와 맞춤 제작한 조명으로 세련된 아름다움도 더했다. 레스토랑을 위해 직접 그려 넣은 벽화와 곳곳에 자리한 예술품들 역시 이곳의 관전 포인트.

다양한 이탤리언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쿠치나 알바 레스토랑.

쿠치나 알바와 함께 운영하는 칵테일 바 알바 아칸토도 주목해야 한다. 정열적인 이탈리아의 해안가에서 영감받아 레스토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화려한 지브라 패턴의 테이블 클로스로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다이닝 구역과, 노을을 연상케 하는 주황빛으로 물든 바 테이블 구역으로 나뉜다. 특히 다이닝 구역 벽면에 걸려 있는 알렉스 카츠의 발레리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공연을 감상하며 식사하는 듯한 분위기를 안긴다. 맨해튼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싶은 이들이라면 쿠치나 알바와 알바 아칸토에서 이탈리아의 정취를 감상해봐도 좋겠다.

간단한 식사 메뉴와 함께 술 한잔 즐길 수 있는 칵테일 바.

ADD 141 10th Ave, New York, NY 10011
WEB cucinaalba.com

CREDIT

에디터

writer

원그림(뉴욕 통신원)

TAGS
독보적 존재감, 레스토랑 맥심 드 파리

독보적 존재감, 레스토랑 맥심 드 파리

독보적 존재감, 레스토랑 맥심 드 파리

오랜 역사만큼이나 흥미로운 이야기와 기물이 가득한 레스토랑 맥심 드 파리를 소개한다.

아르누보 양식의 인테리어를 엿볼수 있는 레스토랑 전경. 파리 소사이어티 그룹이 운영을 맡으며 재도약을 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는 전설적인 카페와 호텔들이 존재한다. 1600년 오픈해 나폴레옹이 외상값으로 모자를 두고 갔다는 카페부터 칼 라거펠트가 죽기 전 디자인한 호텔까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전해진다. 오래된 역사와 최신 트렌드를 모두 만족시키는 곳이 바로 파리다. 오래되어도 멈추지 않고 시대에 발맞춰 나가기에 사람들은 끊임없이 전통과 역사가 깃든 곳을 찾는다. 이번에 소개할 맥심 드 파리 Maxim’s de Paris도 오랜 역사를 지닌 레스토랑 중 하나로 다채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오랜 역사를 지닌 맥심 드 파리의 외관.

맥심 드 파리는 1893년 남성들이 애인을 데리고 방문하는 사교 중심지로 출발했다. 아르누보 양식으로 리뉴얼한 후 유명인과 부유한 단골들이 늘기 시작했다. 1930년에는 영국의 에드워드 8세와 장 콕토, 조세핀 베이커가 주로 찾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는 국제적 사업으로 레스토랑을 확장하며 같은 이름의 레스토랑을 미국, 터키, 멕시코에 오픈했다. 재키 케네디, 앤디 워홀, 이자벨 위페르 등 많은 유명 인사들의 아지트 역할을 했다. 1981년에는 프랑스 정부가 레스토랑 자체를 역사적 기념물로 선정했고, 그 후 피에르 가르뎅이 인수하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피에르는 건물 3층에 아르누보 박물관을 만들고 카바레를 세워 화려함으로 중무장했다.

칵테일과 함께 라이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20여 년간 쉼 없이 달려온 시간, 2000년대 들어 레스토랑과 카바레가 옛 명성에 부응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최근 ‘그들의 손을 거치면 예약이 어려운 곳으로 바뀐다’는 파리 소사이어티 그룹이 맥심의 운영을 맡으며 다시금 활력을 되찾고 있다.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여전히 아름다운 아르누보 양식과 시대를 초월한 목공예품, 유리 장식 등을 만날 수 있다. 미로처럼 많은 방이 펼쳐지는데, 깊이 들어갈수록 공간은 더욱 화려해진다. 레스토랑에서는 파슬리 버터를 곁들인 개구리 다리 요리, 맥심 시그니처 요리인 베지 수프, 투르네도 로시니,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얀 쿠브레의 초콜릿 무스, 크레프 등을 선보인다. 무대에서는 여전히 젊은 예술가들의 공연이 펼쳐지며 불이 꺼지지 않는 파리를 상징한다. 파리의 어제와 오늘의 화려함을 모두 즐겨보고 싶은 이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예약 필수.

다채로운 정찬 메뉴와 코스가 준비돼 있다.

ADD 3 rue Royale Paris 8e
TEL +33 1 42 65 27 94
WEB restaurant-maxims.co

CREDIT

에디터

writer

진병관(파리 통신원)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