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와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는 비트라하우스 로프트. 디자이너 사빈 마르셀리스가 박공지붕 아래 일곱 색깔로 물들인 공간이 펼쳐진다.

비트라하우스의 최상층에 자리한 로프트.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공간은 민트 그린 톤을 입은 제스퍼 모리슨의 소프트 모듈러 소파로 꾸민 라운지 피트다.

싱그러운 자두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로 새롭게 탄생한 한정판 팬톤 체어.
스위스 바젤 근교의 비트라 캠퍼스는 전 세계적으로 창의적인 건축과 디자인의 허브로 잘 알려져 있다. 디자인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방문하고 싶은 꿈의 장소일 터. 자하 하디드의 파이어 스테이션과 프랭크 게리의 비트라 뮤지엄 등, 캠퍼스 내 건축물은 명실상부 세계 디자인을 이끄는 이들의 독창성을 보여준다. 이런 공간에 지난여름, 새로운 생명력을 더한 프로젝트가 공개되었다. 바로 네덜란드 디자이너 사빈 마르셀리스 Sabine Marcelis가 참여해 완성한 비트라하우스 로프트 VitraHaus Loft다. 지난해 6월, 비트라하우스 로프트는 디자인과 컬러가 우리 삶을 어떻게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지 톡톡히 보여줬다. “이 공간은 우리 가족의 집을 설계한 철학을 반영합니다. 넓은 오픈 스페이스를 기능별로 나누고, 이를 컬러로 구분해 각 구역이 조화를 이루도록 했죠. 제 디자인과 다른 디자이너, 예술가, 그리고 비트라의 유산을 조화롭게 결합해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마르셀리스가 말했다. 비트라하우스의 최상층에 자리한 이 로프트는 기존 쇼룸의 경계를넘어선다. 컬러중심으로공간을구성했는데, 이는단순한장식이아닌 삶의 이야기를 담은 실험적 무대로 완성되었다. “비트라하우스 로프트는 비트라 가구의 다양성을 보여줄 완벽한 캔버스예요. 여기서는 서로 다른 가구가 마치 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캐릭터들의 삶을 보여주는 콜라주처럼 구성되었죠. 색상은 자연적이고 유기적인 세계에서 영감을 받아 각 공간이 서로 연결되지만,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 매력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비트라의 인테리어 및 시나리오그래피 디렉터 틸 웨버 Till Weber가말했다.

사빈 마르셀리스는 이번 공간 연출과 함께 다양한 제품 컬렉션도 선보였다. 그중 하나인 한정판 조명과 와인 홀더.

자두에서 영감받은 컬러로 꾸민 홈오피스이자 주방. 공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스타일링한 연출이 돋보인다.

건축적 조형미와 아름다운 연핑크빛 대리석이 눈길을 끄는 욕실.

비트라하우스 로프트를 새롭게 변신시킨 주인공 사빈 마르셀리스.

캐러멜 컬러를 입은 조지 넬슨의 코코넛 라운지 체어를 중심으로 꾸민 공간. 차분한 분위기에
식물을 더해 싱그러움을 한층 끌어올렸다.

산뜻한 옐로 컬러가 인상적인 홈오피스 공간.
엘리베이터를 통해 로프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민트 그린 톤의 넓은 거실 공간과 마주하게 된다. 이곳의 중심에는 재스퍼 모리슨 Jasper Morrison의 소프트 모듈러 소파를 활용해 마르셀리스가 디자인한 독특한 라운지 피트 Lounge Pit가 자리한다. “라운지 피트는 집의 중심이에요. 저도 집에서 라운지 피트를 사용하고 있는데,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가장 즐거운 공간이에요. 디자인은 실용적이면서도 따뜻하고 유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로프트는 민트 그린을 시작으로 핑크 톤의 욕실, 캐러멜 컬러의 좌석 공간, 플럼 컬러의 주방 등 각기 다른 색감과 디자인으로 구성된 7개 구역이 펼쳐진다. 다채로운 컬러로 채워진 거대한 팔레트 위를 누비 듯 구역이 나뉘어 있는 모습. 이 공간에 사용된 색상들은 마르셀리스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색으로,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타임리스한 매력을 가졌다. 컬러를 따라 산책하다 보면 자연스레 현대적 디자인의 제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비트라의 유산과 현대적 디자인의 조화가 두드러지는데, 마르셀리스는 베르너팬톤 Verner Panton의상징적디자인인팬톤체어와비조나스툴을 새롭게재해석했다. 버블껌, 버터, 허니듀(멜론), 플럼 등 음식에서 영감을 받은 색상으로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인 것. 이러한 한정판 가구들은 로프트의 색상과 조화를 이루며 세심한 곳까지 디자인의 영향력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르셀리스는 이 로프트 공간을 꾸리기 위해 여러 디자이너와도 손을 맞잡았다. 마리아 프랫츠 Maria Pratts, 조니 메이 하우저 Johnny Mae Hauser, 그리고 폼 FOAM 암스테르담에서 함께 작업한 칼레인 제이콥스 Carlijn Jacobs의작품이공간을더욱풍성하게채우며, 베를린 기반의 아티스트 에산 모르셰드 Ehsan Morshed가 디자인한 특별 제작 프린트 침구도 이번 로프트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했다. “디자인은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에요. 디자인은 우리 삶을 완성하고,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공간이 주는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경험의 중요성에 대해 마르셀리스는 강조했다. 지난여름 첫 공개 이후 수많은 방문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비트라하우스 로프트는 앞으로 2년 동안 연장 운영될 계획이다. 색과 디자인으로 빚어진 이 특별한 공간에서 자신의 삶과 공간에 대해 다시 한번깊이 생각해볼 기회를 얻기 바란다.

기하학적 형태가 돋보이는 조명.

조개 껍데기를 닮아 반짝이는 빛을 내는 오브제.

자둣빛으로 물들인 침실. 패턴 디자이너 에산 모르셰드의 스페셜 에디션 침대 시트도 만나볼 수 있다.

거울에 반사되며 만들어내는 색다른 신 역시 사빈 마르셀리스가 의도한 것이다.

영롱한 빛을 내는 유리 조명.

디자이너 조나스 러츠 Jonas Lutz의 노란 세라믹 꽃병 준 June.

꽈배기처럼 배배 꼬인 형태가 조형적인 테이블 오브제.

조나스 러츠의 대형 나무 조각품 시리즈 ‘숏컷’과 화이트 컬러의 팬톤 체어가 자리한 발코니. 이곳의 최상층에 위치한 만큼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