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와 아시아, 유물과 일상, 감각과 실용의 경계에서 태어나는 굼바포터리의 도자기.

굼바포터리만의 개성이 깃든 백자 시리즈 오브제와 컵.
마치 오랜 시간을 품은 유물 같은 굼바포터리의 도자기. 하지만 그 유물은 장식장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토분에서 식기, 오브제까지 삶의 다양한 풍경 속에서 존재한다. 투박하고 매트한 질감 위에 단순한 선이 얹히고, 이국적인 패턴은 과거와 현재,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경계를 유영한다. 이 낯익으면서도 낯선 조형물을 만드는 이들은 남매 도예가 박금주, 박동훈. 2021년부터 굼바포터리를 함께 이끌고 있다. 누나는 도자와 텍스타일을 전공해 도자 디자인과 패턴 작업에 능했고, 동생은 영상 기획과 가구 제작을 경험해 구조적인 형태감과 콘텐츠 기획력에 강점을 지닌다. 서로 다른 두 배경은 작업 과정 안에서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도자기 안팎을 매만지는 방식에도 각자의 리듬이 스며든다. 손으로 흙을 다루는 물레 성형과 분장 장식은 박금주 작가가, 정형과 소성, 유약 작업은 박동훈 작가가 이어받아 작업을 완성한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의 시선과 취향은 교차하며 굼바포터리만의 유니크한 조형 언어를 만든다. 굼바포터리의 작업은 아프리칸 스타일에서 출발한다. 고대 유물의 자연스러운 질감과 미학을 단순히 전통적인 재현보다는 유럽이나 프랑스에서 재해석된 공예품으로 다가간다. 이국적인 무늬와 형태, 동시에 도회적이고 정제된 실루엣. 그 안에는 정교한 패턴과 그림이 담겨 있는데, 이집트 벽화 같지만 알고 보면 귀여운 고양이의 모습이라든지, 빈티지 카툰에서 영감을 얻은 곰의 모습 등에서 굼바포터리만의 유머를 찾을 수 있다. 이처럼 박금주 작가는 일상이나 여행지에서 보고 느낀 자연에서 패턴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해석을 더한다.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라든지, 바위 사이를 흐르는 물의 선에서 궤적을 따라 도식화된 패턴을 찾는 제 모습을 발견하곤 해요.” 그녀가 자주 쓰는 문양 중 물고기와 새는, 조선 분청사기나 민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티프다. “국립중앙박물관을 자주 찾아요. 고려청자같이 오래된 유물에 꽂히면 그것을 모티프랑 시리즈를 만들기도 해요. 전통 문양을 그대로 따오기보다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다시 그리려고 해요. 도자기마다 조금씩 다르고, 그게 또 우리 작업의 재미 같아요.” 최근에는 작업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본래는 흙물을 직접 짜서 선을 만드는 트레일러 방식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안료를 직접 붓으로 칠하는 회화적인 기법으로 확장하고 있다. 더 섬세하고, 더 직관적인 표현을 위한 시도다.

작업을 위한 다양한 패턴 드로잉으로 가득찬 작업실 벽면.

초벌 후 건조 중인 작업대 선반. 전통 분청에 빈티지 카툰의 상상력을 더한 신작 시리즈다.

식물을 좋아해 토분 제작으로 작업을 시작한 굼바포터리. 작업실 안은 크고 작은 식물들로 가득하다.

굼바포터리에서 함께 작업하는 남매 도예가 박금주, 박동훈.
초기에는 식물을 위한 토분 제작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컵과 그릇 등 식기로 작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조명, 패브릭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여지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그 확장은 무분별한 외연 넓히기가 아니라, ‘완성도’라는 기준 안에서 천천히 만들어가는 진화에 가깝다. “식물을 좋아해서 토분을 만들었고, 쓰임이 넓어지면서 컵이나 그릇 등 식기 작업에 도전하게 되었어요. 과거의 경험을 살려 앞으로 패브릭 작업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저 새로운 걸 시도하는 게 아니라, 오래 보고 쓸 수 있는 형태를 만들고 싶어요.” 여러 문명의 기억이 겹쳐진 하나의 토기처럼, 굼바포터리의 도자기는 낯설고도 익숙한 감각으로 다가온다. 비워낸 자리에 천천히 채워지는 시간, 그 속에서 도자기는 삶과 나란히 놓이는 조용한 조각이 된다.
SPECIAL GIFT
박금주, 박동훈 작가에게 증정한 설화수 상백 선케어 라인. 12시간 동안 촉촉함이 지속되는 수분 밀착 선크림으로, 강력한 5중 방어막이 피부 밖에서는 유해 환경을 차단하고, 피부 속은 하루 종일 촉촉하게 유지해 매일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상백선플루이드 50mL 6만원, 상백톤업선크림 50mL 9만원, 상백선크림 50mL 9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