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담은 낭만

그림에 담은 낭만

그림에 담은 낭만

최철용, 강준영 작가의 <관계의 낭만>전시가 이탈리아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리아에서 열린다.

 

최철용 작가의 대표 작품 ‘Lo Sto Bene 저는 잘 지내요’.

 

이탈리아 아티장의 장인 정신을 담은 하이엔드 가구를 전개하는 리아 LIA가 여섯번째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간 리아는 ‘Life Inspiration&Art’를 모토로 우리 삶에 영감을 주는 예술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개관 이래 꾸준히 유망 작가를 소개하며 문화 예술의 통로가 되고자 노력해왔다. 그런 리아가 다가오는 가을을 맞아 최철용, 강준영 작가가 펼쳐낸 전시 <관계의 낭만>으로 또 한번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리아는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삶과 밀접한 예술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한다.

 

최철용, 강준영 작가는 스승과 제자로 시작해 오랫동안 관계를 지속하며 배움과 신뢰, 성장과 존중으로 이뤄낸 특별한 유대감으로 서로 간의 열정을 공유해왔다. 두터운 관계를 쌓아온 두 작가가 처음으로 함께하기에 더욱 의미 있는 이번 전시는 각자의 해석으로 표현한 낭만주의가 관람 포인트다. 이번 전시에서 감상할 수 있는 대표 작품은 작가 내면의 감정에서 출발해 ‘관계’라는 변혁적인 특성에서 영감으로 자극하며 새롭게 발생된 면을 담아냈다. 평면 작업과 추상성이라는 공통된 틀 안에서 각각 최철용은 레이어, 강준영은 물감의 층위와 질감에 주목한 마티에르 기법을 사용함으로써 두 작품이 유사하면서도 서로 다르게 공명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강준영 작가의 대표 작품 ‘우리가 선택한 기록이 사랑이 될 무렵’.

 

예술계 사제지간으로 유명한 앤디 워홀과 바스키아가 그러했듯 두 사람의 만남은 오스카 와일드의 극 속 “로맨스의 본질은 불확실성이다”라는 대사처럼 하나의 가능성으로 떠오를 것이다. 최철용, 강준영 작가는 그들이 만들어낸 관계성과 리아와의 만남 그리고 전시를 찾은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개성 가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마주한 두 작가의 색다른 낭만주의를 감상해보길 바란다. 전시는 8월 24일부터 9월 27일까지 리아 쇼룸에서 열린다.

TEL 리아 쇼룸 02-6480-8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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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를 닮은 요트 인테리어

파도를 닮은 요트 인테리어

파도를 닮은 요트 인테리어

세찬 물살을 가르며 항해하는 산로렌초. 건축 사무소 비스뮈&비스뮈가 도전한 요트 리노베이션 역시 파도와 닮았다.
부드러운 형태와 바람의 질감을 표현한 디자인은 여느 요트와는 다른 역동성이 느껴진다.

 

넓은 창이 실내와 실외의 경계를 지우고 바다를 안으로 들인다. 카나페 ‘벤드-소파 Bend-Sofa’는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 Patricia Urquiola 디자인으로 B&B 이탈리아. 쿠션은 리비오 데 시모네 Livio de Simone. 태피스트리는 코디마 Codimat. 낮은 모자이크 테이블 ‘올라페르토 All’Aperto’는 피에르 샤팡 Pierre Charpin.

 

 

“파도가 거칠게 요동칠 때에도 거실의 폭신한 형태가 아늑함을 더해요.”

 

물고기 비늘 모양의 이중 천장이 설비 시설을 가려준다. 암체어와 낮은 테이블 그리고 카나페까지 위층 갑판의 거실에는 곡선을 다양하게 사용했다. 카나페 ‘벤드-소파’는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 디자인으로 B&B 이탈리아. 쿠션은 리비오 데 시모네. 둥근 테이블 ‘프락시옹 티콜로르 Fraction Multicolore’와 모자이크 패턴의 낮은 테이블 ‘올라페르토’는 피에르 샤팡. 태피스트리는 코디마. 암체어 ‘위커 Wicker’는 마크 뉴슨 Marc Newson. 사이드 테이블은 벼룩시장에서 구입했다. 패브릭 커튼은 데다 Dedar. 밖에 있는 의자 ‘에리카 Erica’는 안토니오 치테리오 Antonio Citterio가 디자인했으며, 카나페 ‘베이 Bay’는 나파 도시&조나단 레비엔 Napa Doshi&Jonathan Levien 디자인으로 B&B 이탈리아 제품. 테이블은 주문 제작했다.

 

“포근하면서 세련된 해변의 오두막 같은 요트를 만들고 싶었어요.” 건축가 미셸 비스뮈가 말했다. 질감이 느껴지는 소재, 둥근 형태, 부드러운 색상 등 요트에서는 생동하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이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는 평범한 요트의 진부한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는다. 하늘과 바다, 자연과 실내가 하나가 된 감각을 전할 뿐이다. 망망대해에서 고요한 자유로움을 만들어냈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 건축 사무소 비스뮈&비스뮈 Bismut&Bismut는 통유리창을 여러 개 만들었다. 부드러움과 자연스러움이 이 프로젝트의 주요한 키워드였기 때문이다. 배의 척추 역할을 하는 중앙 계단이 상징적인데, 곡선으로 부드럽게 이어진 리본 모양이다.

 

여기에 가구의 둥근 형태가 아늑한 분위기를 배가한다. 요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매끄러운 소재는 사용하지 않았으며 반대로 텍스처를 부각했다. 거실에 놓인 태피스트리의 질감이 결과 반대로 잘라 만든 나무 바닥과 조화를 이뤄 거친 느낌을 더했다. 소금과 모래로 인해 자연스럽게 부식된 효과를 연출한 것이다. 위층 갑판 천장에는 물고기 비늘 모양의 구조물을 설치해 설비 시설을 감추었다. 하늘색 천으로 마감한 객실 벽은 스쿠버다이빙을 연상시키는데, 돌고래와 함께 춤추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건축가와 실내 건축가인 다니엘과 미셸 비스뮈 형제가 산로렌초와 협업해 특별한 요트를 만들었다.

 

“객실의 하늘색을 보면 곧바로 편안한 기분이 듭니다.”

 

객실 벽을 두르고 있는 하늘색으로 염색한 천이 청정한 바다를 연상시킨다. 가구는 모두 편안한 느낌을 자아내기 위해 주문 제작했다.

 

“다양한 디테일이 모여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듭니다.”

 

가죽을 덧대 만든 침대의 헤드보드가 아늑한 느낌을 더한다. 사이드 테이블의 높은 가장자리는 흔들리는 요트에서 물건이 떨어지는 걸 막아준다.

 

거울 일체형 수납장이 욕실을 보다 넓어 보이게 한다. 세면 볼은 테라조(아글로테크 이탈리아 Agglotech Italia)로 주문 제작. 수전 ‘지크 Ziqq’는 세아디자인 Cea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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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 샤리에 Valerie Cha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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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 오프레이 Edouard Auff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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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회색

찬란한 회색

찬란한 회색

애드 미놀리티가 그린 세상은 사회의 규범, 감시와 통제로 지친 우리에게 안부를 묻는다. 단조로운 일상에 활기를 더하는 그녀의 작품 속으로 빠져보자.

 

MAGIC Dust, 2023.

 

이제 막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등 색깔 이름을 말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자신이 무슨 색을 좋아했는지 기억하는가? 혹은 유년 시절 촬영한 사진에서 자신이 입은 옷은 무슨 색이었는지? 열에 아홉 남자는 파란색, 여자는 분홍색이다. 우리는 파란색과 분홍색을 좋아한 것일까, 좋아하게 된 것일까. 아르헨티나 작가 애드 미놀리티 Ad MINOLITI는 이러한 의문을 가지고 이와 같은 사회적 현상을 작업으로 이야기한다. 그녀는 현대 젠더리스 시대를 대표하는 논바이너리 작가로, 특히 섹슈얼리티와 젠더에 대한 작품과 문화적 규범을 파괴하는 데 관심을 갖는다. 논바이너리는 남성과 여성으로 성을 구분하는 이분법적 성별에서 벗어난 걸 말한다. 이러한 시각에서 미놀리티는 어린이 문학, 장난감, 만화에서 사용되는 성 상징성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어른이 만든 창작물, 어른이란 이유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일방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어덜티즘 문제를 바로잡고자 한다. 남자아이들이 파란색 로봇을, 여자아이들이 분홍색 인형을 좋아하는 건 사회가 만든 결과란 사실을 꼬집는 것이다.

 

Microdose, 2023.

 

작가의 작업은 이외에도 회화, 설치, 조각, 비디오,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인종, 동물 권리, 사이보그, 페미니즘 등 첨예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개인전 <Geometries of the Forest; 숲의 기하학>은 숲의 생태계와 아동문학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신작 회화 15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버섯들이 자라는 숲속 또는 동굴을 연상시킨다. 전시장에는 대조적 요소인 파란색과 분홍색, 요정과 고블린 등 상상의 존재와 여러 동물이 함께 뛰논다. 그녀가 기하학적 형태와 동화적인 색채로 그린 세계는 모든 존재를 수용하는 포용의 공간이다. 구분하지 않고, 차별하지 않으며 성 정체성은 흐려졌기 때문에 단순하고 추상적인 세계다.

Mariposa, 2023.

 

‘MAGIC dust’에서 애벌레는 버섯 갓 위에 앉아 있는데, 타원형의 입에서 파충류의 노란 혓바닥 혹은 물담배처럼 보이는 것이 튀어나와 있다. 캔버스 왼쪽의 파란 버섯처럼 보이는 것이 애벌레 몸통이며, 그 오른쪽에는 반전된 이미지가 노란색과 흰색으로 채색되어 있다. 이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 한 장면을 재구성한 것이다. ‘Mariposa’에서는 한 마리 나비가 등장한다. 나비의 날개에서 브래들리 인형의 특징인 순정 만화 캐릭터 같은 눈을 찾아볼 수 있다. 크고 동그란 눈에 속눈썹은 길고 뚜렷하며, 홍채 안이 별로 가득해 반짝이는 그 눈 말이다. 그녀가 그린 추상 세계에 혼자 덩그러니 남은 선명한 두 눈. 나아지고 있다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잔존하는 여성의 규범과 차별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남자와 여자, 보수와 진보, 존속과 폐지 등 정치, 사회, 문화, 예술에서 모든 것을 이분법으로 갈라치는 흑백 세상에 질렸다면, 회색 지대를 찾는 애드 미놀리티의 작품을 보자. 다채로운 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편견 없는 생명체가 자유롭게 춤추고 있다. 그녀가 그린 회색의 세상은 그 어떤 곳보다 찬란하다. 전시는 서울시 종로구 사간동에 새롭게 둥지를 튼 페레스프로젝트에서 8월 20일까지.

 

페레스프로젝트 전시 전경. 왼쪽 작품은 ‘Sand’, 오른쪽 작품은 ‘Bird’.

 

애드 미놀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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