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프리즈 서울 2023

돌아온 프리즈 서울 2023

돌아온 프리즈 서울 2023

작년 가을, 미술계를 뜨겁게 달궜던 프리즈 서울이 돌아왔다.
전시장을 넘어 문화 예술의 장이 펼쳐질 9월의 서울이 기대되는 이유다.

 

윤형근 작가의 ‘Umber blue(1975)’.

 

제2회 프리즈 서울이 9월 6일부터 9일까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다. 전 세계 120여 개의 주요 갤러리가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페어는 특히 아시아와 한국에 기반을 둔 갤러리가 대거 참여한다. 갤러리 바톤, 하우저&워스, 리만 머핀, 국제갤러리, 페이스 갤러리, PKM, 티나 킴 갤러리, 가고시안 갤러리 등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을 예정.

 

짐 다인 Jim Dine의 ‘A Universal Color Chart(1961)’. © Jim Dine © Gray

 

올해 프리즈 서울은 지난해와 같이 두 가지의 특별 섹션으로 나뉜다. 아시아 기반의 젊은 갤러리 솔로 부스를 선보이는 ‘포커스 아시아’와 고대부터 20세기까지의 예술 작품을 아우르는 ‘프리즈 마스터스’다. 아시아 지역에 2011년 이후 설립된 갤러리의 작가 10명의 솔로 부스로 구성된 포커스 아시아에서는 특히 한국 작가인 우한나의 패브릭 설치작품을 주목해야 한다. 우한나 작가는 올해 불가리가 후원하는 제1회 프리즈 아티스트 어워드 서울을 수상한 주인공이기 때문. 이외에도 유신애, 유코모리, 프래 푸피티야스타폰 등이 올해의 하이라이트로 꼽혔다. 지난해 큰 화제를 모은 프리즈 마스터스는 희귀한 고대 유물과 20세기 걸작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의 예술을 한자리에 모아 소개할 예정으로 다시 한번 기대를 모은다.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펼쳐지는 설치 전시. © Boan 1942

 

김환기의 ‘Where, in What Form, Shall We Meet Again Series(1971)’. © Whanki Foundation -Whanki Museum

 

올해 프리즈 서울은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아트페어를 중심으로 서울 전역의 예술 공간에서 다양한 문화 행사 프로그램을 펼칠 예정이다. 프로젝트 중 하나인 프리즈 필름은 김성우, 추성아가 큐레이팅한 14명의 한국 예술가의 작품으로 구성되며, 서울 시내 비영리 독립 공간과 프리즈 공식 홈페이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뮤지션 콜드의 공연과 함께하는 프리즈 뮤직과 오늘날 국제 예술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이슈를 짚어보는 토크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또 주요 갤러리가 밀집되어 있는 한남, 청담, 삼청에서 늦은 시간까지 전시를 관람하고 보다 다채로운 문화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프리즈 위크 프로그램도 눈여겨봐야 한다.

 

 

프리즈 서울은 국제적인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특별한 프로젝트도 선보인다. 그중 LG 올레드는 한국 추상 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의 원작 5점을 디지털 캔버스로 옮긴 특별한 결과물을 LG 올레드 라운지에서 공개한다. 그가 그려낸 서정적인 점, 선, 면을 통해 예술적 기교와 한국 미학의 진수를 발견해보길 바란다.

 

우한나 작가의 ‘Milk and Honey 5(2023)’. © Lee Seungheon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의 출품작 ‘Hours of Guillaume II Mol� (Use of Troyes)’.

 

 

프리즈 서울의 디렉터 패트릭 리는 “보다 확장된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세계 각지의 예술가, 수집가, 큐레이터, 예술 애호가들 간의 문화 교류의 순간을 조성하고자 했다”며 페어를 넘어 창의성이 이어지는 한 주가 될 것이라는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고의 예술 작품과 함께하는 서울의 한 주가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이준아 작가의 개인전 <나는 어두운 숲속을 걷고 있지만 별들은 흔들리지 않지>. © d/p

CREDIT

에디터

TAGS
관점을 변화시키는 소재

관점을 변화시키는 소재

관점을 변화시키는 소재

 

비닐에 천착하는 디자이너 김지선은 소재가 지닌 한계를 넘어 새로운 시각과 가능성을 전달한다.

 

브랜드 이솝과 함께 선보였던 키클로스 캠페인. 삼청점에서 수거한 폐비닐을 이용해 베이스를 제작했다.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영국 런던 킹스턴 대학에서 프로덕트&퍼니처 디자인을 공부했다. 당시 자연 소재를 이용해 바이오플라스틱을 만드는 과정을 배워보거나, 우유 찌꺼기를 고체화시켜 작품을 만드는 워크숍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지속가능한 소재가 너무나 익숙한 유럽의 디자인 환경이 당시 우리와 많이 달라서 생경하게 다가왔다.

 

특히 비닐 소재로 작업을 많이 하는데, 작업의 시초가 무엇이었나?

한국으로 돌아온 뒤, 처음에는 페트병을 소재로 다양한 실험을 했다. 당시 많은 작가가 페트병을 녹여 치약을 짜내듯 압출기로 성형해 재가공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다. 다른 방식을 고민하던 중 페트병과 같은 폴리에틸렌 비닐 소재가 눈에 들어왔다. 주위를 돌아보니 버려지는 비닐이 너무 많았다.

 

조명을 넣어 소재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블루밍 시리즈.

 

소재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나?

옷을 만드는 과정과 흡사하다. 비닐을 겹친 뒤 열로 압착해 특수한 패브릭을 만든다. 그 후 1대1 종이 패턴을 패브릭 위에 붙이고 따라 잘라준다. 작업에 따라 두께나 색상은 다르다. 평면의 조각들이 나오면 열을 이용해 서로 이어 3D 입체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소재는 원하는 것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어서 참 매력적이다. 조명을 넣어 빛을 아름답게 보이게 할 수도 있고 천장이나 벽을 위한 설치물이 될 수도 있다.

 

사용하는 비닐은 어디에서 오는 것들인가?

주로 모아놓은 것을 사용하는 편이고, 기업에서 기증 받아 사용하기도 한다. 삼성, 이솝, 무신사 등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기업과 협업을 진행해왔다.

 

 

사진 제공: 김지선

 

8월 6일까지 한지문화산업센터에서 열린 <울림과 재생 Resonance of Renewal>전에서 한지와 비닐이라는 이질적인 소재가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았다.

이전부터 닥종이의 결 같은 무늬 때문에 폴리비닐 소재를 보고 한지냐고 물으시는 분이 많았다. 이 두 가지 소재를 잘 어우러지게 표현하고 싶어 하나하나 이어 붙이고 접어 나가는 주름 기법을 적용했다. 과거와 현재, 개인과 문화 사이, 간과되고 버려진 것 안에 내재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다.

 

삼성과 함께 선보였던 ‘더 웨이브’. 그는 인공적인 소재에 온기와 미학을 담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 피스피스

 

지금까지 선보인 작품 중 가장 애정하는 작품을 하나만 꼽는다면?

조명을 넣었던 블루밍 시리즈다. 폴리 소재가 빛을 만나면 더욱 감성적이고 살아 있는 듯한 생동감이 느껴진다. 빛의 투과가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서는 굉장히 섬세하고 까다로운 작업 과정이 요구된다.

 

최근 한지문화산업센터에서 열린 <울림과 재생> 전시 모습. © 피스피스

 

지속가능한 소재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일반적으로 소재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는데, 그 한계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과 시각을 전달할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 흔히 널려 있는 이런 것들도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의 출발점이 다양해진달까. 또한 생명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새로운 생명력을 얻게 되는 영원성 또한 큰 매력인 것 같다.

 

지속가능한 디자인이란?

재생 소재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다음 세대까지 지속될 수 있는 구조와 환경, 시스템을 만드는 것. 예를 들면 미래를 위해 재생 소재에 대해 천착하는 국제 단체 매테리움(materiom.org)이 그렇다. 과학자와 엔지니어, 건축가, 디자이너 등을 위해 바이오 기반의 새로운 자재의 구성 요소와 제조 방법을 공유하는 오픈 소스 플랫폼으로, 옥스퍼드나 MIT 같은 대학과도 협업한다.

 

재생 비닐에 주름의 형태가 더해져 리듬감을 만들어내는 모빌. © 피스피스

 

요즘 가장 주의 깊게 보는 관심사는 무엇인가?

디자인과 작품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일이다. 활동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공예 쪽으로 전시를 몇 번 하다 보니 나도 모르는 새 공예 작가라는 타이틀이 붙여졌다. 그런 틀에 갇히기보다 디자이너나 아티스트로 각인되고 싶다. 그 연장선에서 포르마판타스마 Formafantasma의 작업을 좋아한다. 작품 안에 사람과 소재, 디자인, 공예, 메시지가 한데 잘 버무려져 있다.

 

마치 한지 같은 인상을 주지만 재생 비닐로 만든 소재다. © 피스피스

 

작업 중인 작품 이야기를 해준다면?

다가올 프리즈 기간에 금호 알베르에서 공개될 작품인데,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지속가능성 라인과 협업해 제작한 아트 피스다. 본드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재활용한 소재를 이용한다.

CREDIT

에디터

TAGS
한스 베그너의 유산

한스 베그너의 유산

한스 베그너의 유산

역사 속에 감춰져 있던 또 하나의 의자가 복기됐다. 바로 1965년 한스 베그너가 칼한센앤선을 위해 디자인한 CH45 흔들의자다. 흔들의자에 매료되었던 한스 베그너는 기능에 초점을 맞춰 체계적인 방식으로 접근했는데, 편안하게 앉아 몸을 흔들고 쉽게 몸을 일으킬 수 있도록 완벽한 비율로 제작했다.

 

 

또한 뒷부분이 올라오면서 독특한 곡선미를 보여주는 팔걸이와 등받이의 기울기, 목베개를 달기 위한 등받이의 홈, 페이퍼 코드 시트 등에서 그의 디테일을 엿볼 수 있다. 모든 CH45 흔들의자는 덴마크 젤스테드 Gelsted 장인들의 손에서 만들어지며, 절제되고 단순한 아름다움을 직접 경험해볼 시간이다.

 

WEB www.carlhansen.com

CREDIT

에디터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