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디자인 위크

스톡홀름 디자인 위크

스톡홀름 디자인 위크

올해 스톡홀름 디자인 위크가 스톡홀름 퍼니처 페어와 같은 기간에 열렸다. 4박6일간 머문 스웨덴 스톡홀름 이야기.

감라스탄 거리.

1951년 처음 개최된 스톡홀름 퍼니처 페어는 70회를 넘은 북유럽 최대의 가구 페어다. 우리나라 설 연휴와 겹쳐 약간 홀가분한 마음으로 휴식 겸 출장의 시간을 보낸다. 올해는 디자인 스튜디오 포르마판타스마 Formafantasma가 박람회의 주빈으로 선정되었다. 자연과 인간의 상생을 먼저 생각하는 디자인 듀오로 지속 가능한 생태, 특히 숲과 가구산업의 상생을 도모하는 노력이 가치를 발한다. 그들은 비블리오떼끄에서도 애정하는 브랜드인 핀란드 아르텍의 스툴60의 90주년 한정판 빌리 Villi를 디렉팅했다. 빌리는 핀란드어로 ‘야생’이라는 뜻으로 야생 자작나무에서 볼 수 있는 짙은 얼룩, 나무 옹이, 곤충이 남긴 자국 같은 자연의 흔적을 그대로 가공하지 않고 보여준다. 스툴60 빌리는 한정판에 머물지 않고 지속적인 생산이 확정되었고, 올가을에는 테이블과 의자, 벤치 등이 추가되어 포레스트 컬렉션 Forest Collection으로 정착하는 성과를 거머쥐었다.

다양한 디자인 가구를 접할 수 있는 호텔 에트 헴.

 

다양한 디자인 가구를 접할 수 있는 호텔 에트 헴.

포르마판타스마의 리딩룸 Reading Room은 포레스트 컬렉션과 플로스의 조명, 마하람 Maharam의 패브릭이 만든 인스톨레이션으로 꾸며졌다. 미래를 위한 지식, 아이디어, 비전이 담긴 비디오와 서적이 함께 비치돼 포르마판타스마의 작품을 형성한 아이디어를 읽고, 반성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완성했다.

스톡홀름의 야경.

메인 홀에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어워드 Scandinavian Design Awards 2024 수상작을 소개하고 있었다. 건축, 디자이너, 가구, 인테리어 디자인 등 모두 7개 부분의 주인공과 작품을 전시하며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전체를 아우른다. 올바른 기능, 단순하지만 세심한 장인정신을 담은 디자인, 자연과 협력하는 방식, 지속 가능한 제작 및 작업 등에 대한 열정을 헌정하며 전체적인 디자인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스웨덴 왕립 도서관의 풍경.

미래의 디자인 스타를 위한 그린하우스 Greenhouse는 독립 디자이너와 디자인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모두를 포함한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인다는 취지의 플랫폼으로 C홀의 가장 많은 공간을 할애했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같은 매력을 발산하는 부스가 많았다. 최근 산업디자인 업계의 화두를 반영한 듯 자연적이고 재활용 소재로 만든 작품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지에 번지듯 컬러를 레이어링한 벽등을 선보인 한국 작가 아틀리에 준 Atelier jun의 작품이 있었다.

스톡홀름 퍼니처 페어에 전시된 포르마판타스마의 리딩룸.

페어가 열리는 스톡홀름 메세는 코엑스 몰에 비하면 그리 크지 않은 규모다. 전체 A, B, C 홀 중 이번에는 A, C 홀에서 페어가 열렸다. 전반적으로 이전보다 축소된 규모인데, 팬데믹 기간 3년 내내 페어가 열리지 않았다. 오는 4월에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 페어, 그리고 몇 년 사이 덴마크 가구 브랜드가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3Days of Design’에 힘을 실으며 스톡홀름 페어에 불참하고 있다는데 그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비트라의 쇼룸.

스톡홀름 메세 밖 도시 곳곳에서는 스톡홀름 디자인 위크가 펼쳐진다. 세계적인 디자인 브랜드의 쇼룸은 디자인 위크 기간 내내 신제품을 소개하고 디자이너 토크, 칵테일 파티 등 이벤트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비블리오떼끄에서 수입하는 비트라와 아르텍, 칼한센앤선, 몬타나, 무토 등의 쇼룸을 방문했다. 크게는 브랜드의 미래 방향성을 가늠하고, 작게는 신제품 확인과 전시 아이디어를 얻는 등 일과 관련된 곳부터 방문을 마쳤다.

스웨덴식 베이커리를 맛볼 수 있는 카페 파스칼 Pascal.

디자인 위크 기간이 아니더라도 꼭 들러봐야 할 숍이라면 단연 1924년 에스트리드 에릭슨 Estrid Ericson이 창업한 스벤스크트 텐 Svenskt Tenn이다. 애정하는 디자이너 요세프 프랑크 Josef Frank는 스벤스크트 텐을 위해 2000여 개 가구 스케치와 160여 개 패브릭 작품을 디자인했다. 올해 100주년을 맞이하며 스웨덴 사람들이 사랑하는 리빙 상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스벤스크트 텐은 다양한 디자이너와 협업해 스웨덴스러움을 표현하며 어디에도 없는 유니크한 매력을 가졌다.

추천하는 스웨덴 디자인 숍 스벤스크트텐.

스웨덴을 대표하는 세라믹 브랜드 구스타브스베리 Gustavsberg 팩토리도 빼놓을 수 없다. 스톡홀름시티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 걸리지만 세라믹 제품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꼭 추천한다. 이딸라와 로얄코펜하겐, 로스트란드, 아라비아핀란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아울렛이 있다. 개인적으로 20대부터 수집하고 있는 스티그 린드베리 Stig Lindberg, 그리고 리사 라르손 Lisa Larsson의 세라믹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자연스럽게 그들의 빈티지 제품을 찾게 되면서 박슈스 안티크 Bacchus Antik, 베름되 안티크 Värmdö Antik, 모데르니튀 Modernity 등 작지만 알찬 스팟도 알게 됐다. 방문 기간 중 일요일이 포함되어 있다면 회토리에트 Hötorget 광장에서 열리는 빈티지 벼룩시장도 추천한다.

전통 모습을 간직한 실내 마켓 외스테르말름 살루할.

스톡홀름이라는 도시를 떠올렸을 때 가장 많은 영감을 안겨준 호텔 에트 헴 Ett Hem이 있다. 에트 헴은 영국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일세 크레포드 Ilse Crawford가 100년 된 건물을 호텔로 리모델링하고 공간 디렉팅을 했다. 일세 크레포트의 감각과 스웨덴의 코지한 감성이 잘 어우러져 프라이빗한 스몰 럭셔리 호텔로 자리 잡았다. 2022년 여름에는 정원 옆 새로운 건물까지 확장하며 외부인에게도 오픈하는 레스토랑이 추가됐다. 에트 헴의 모든 공간은 클래식함을 기본으로 한 내추럴한 소재의 활용과 모던한 디자인의 가구와 소품으로 화려함과 심플함 사이의 절제력 있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한스웨그너 파파베어 체어, 게리트 토마스 리트벨트 위트레흐트 체어, 보르게 모겐센 스페니시 체어, 핀율 펠리칸 체어 등 하나하나 나열할 수 없을 정도. 에트 헴과 더불어 묵었던 그랜드 호텔 스톡홀름 Grand Hôtel Stockholm을 비롯해 노비스 Nobis, 리드마르 Lydmar, 미스 클라라 Miss Clara 호텔 모두 매력적이었다.

스웨덴 전통 디저트 셈라 Semla.

스톡홀름의 풍경.

오후 5시면 어두워지는 겨울의 스톡홀름은 출장을 핑계로 방문하는 도시지만 손에 꼽히는 관광 스팟 투어도 빼놓을 수 없다. 트램을 타고 스톡홀름 옛 시가지와 감라스탄 거리를 걷다 보면 중세 유럽으로 시간이 거꾸로 흐른 듯하다. 바이킹의 나라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330년 전 수장된 군함 바사호를 옮겨 전시하고 있는 바사 박물관 Vasa Museum, 스웨덴의 예술가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볼 수 있는 스웨덴 국립박물관 National Museum은 리빙 강국답게 미술품만큼이나 리빙 디자인 관련 유리세공, 화병, 그릇, 가구 의자, 생활용품 등의 역사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20세기 및 현대미술 컬렉션의 스웨덴 근대미술관 Moderna Museet, 현대사진 전시 프로그램이 수시로 열리는 포토그라피스카 Fotografiska, 추운 날씨 탓에 실내에서 펼쳐지는 마켓으로 1888년 오픈한 이래 리뉴얼을 거쳐 옛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는 외스테르말름 살루할 Östermalm Saluhall도 추천한다.

다양한 빈티지 제품을 판매하는 바슈스 안티크.

 

추천하는 스톡홀름 레스토랑 4곳

도시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클래식함을 간직한 레스토랑을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스톡홀름은 많은 선택지를 가졌다. 한 가지 팁이라면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스톡홀름 여행자에게는 항상 좋은 대안이 된다. 특히 내셔널 뮤지엄의 레스토랑은 항구와 왕궁이 보이는 멋진 풍경을 보며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영감을 받은 현대적 감각의 스웨덴 일품요리를 런치로 즐기거나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기에 손색없다.

프린센 Prinsen

1897년에 오픈한 유서 깊은 레스토랑으로 한 세기를 넘는 동안 스톡홀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고전적인 공간이지만 캐주얼한 분위기로 현지인의 활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스웨덴 대표 메뉴인 미트볼은 물론 립아이, 안심스테이크 등 친근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고, 크림뷜레와 셔벗 등 디저트까지 만족스러운 곳.

오페라셸라렌스 Operakällarens

오페라 하우스 내에 자리 잡고 있는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분위기 면에서 파리의 어느 레스토랑과 견주어보아도 모자람 없는 화려하고도 클래식한 실내의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음식 또한 북유럽의 전통 요리들을 독창적으로 플레이팅해 눈을 즐겁게 한다. 스웨덴 레스토랑 중 가장 많은 와인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보베리스 Bobergs

스톡홀름 NK백화점 내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레스토랑. 프렌치 토스트, 오믈렛, 라따뚜이 등 익숙한 음식이지만 스웨덴 스타일을 가미해 단품으로 간단하면서도 멋스럽게 점심을 즐길 수 있다.

콘스트네르스 바렌 Konstnärs Baren

스웨덴 예술가협회 회원들의 작품을 정기적으로 전시하는 레스토랑이다. 제철 재료로 시즌에 맞춘 메뉴를 제공하며 글루텐 프리,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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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관(비블리오떼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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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관(비블리오떼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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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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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시작

리모와가 아카이브를 재해석해 새로운 오리지널 베니티 케이스를 공개했다. 기능적인 칸막이와 포켓으로 여행에 필요한 뷰티 코스메틱과 애장품을 담을 수 있는 베니티 케이스는 리모와에서 1970년대 선보인 클래식한 아이템이다. 새롭게 공개한 오리지널 베니티 케이스는 아이코닉한 그루브 알루미늄 소재로 내구성을 더했고, 위로 열리는 케이스 디자인으로 손쉽게 아이템을 꺼낼 수 있다. 케이스 뒷면에는 트래블 스트랩을 장착해 이동 시 수트 케이스에 쉽게 부착할 수 있는 점도 돋보인다.

WEB rimo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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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준비하는 아웃도어 가구

봄을 준비하는 아웃도어 가구

봄을 준비하는 아웃도어 가구

덴마크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 칼한센앤선이 새로운 아웃도어 시리즈를 선보인다. 2015년부터 함께한 오스트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에오스 EOOS와 다시 한 번 협업해 기존 임브레이스 컬렉션을 아웃도어 시리즈로 확장한 것. 익숙한 디자인을 새로운 아이템으로 선보이며 타임리스한 가구 디자인을 지향하는 칼한센앤선의 정체성을 담아냈다. 다이닝 테이블과 의자, 라운지 가구로 구성된 이번 컬렉션은 견고한 우드 프레임 위로 캐주얼한 패브릭 장식을 더했다. 다이닝 체어는 쿠션 커버 없이도 사용할 수 있어, 수작업으로 샌딩해 자연 본연의 질감을 담은 티크 소재가 더욱 빛을 발한다. 테이블은 얇은 와이어가 상판을 지지하는 형태로 가볍게 떠 있는 듯한 모습으로 연출했다.

WEB www.carlhan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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