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예술이 되는 순간, 폴리폼

공간이 예술이 되는 순간, 폴리폼

공간이 예술이 되는 순간, 폴리폼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 정제된 감성, 건축적 균형을 바탕으로 공간과 삶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폴리폼은
완벽한 비례감 속에서 기능과 미학의 조화를 실현하며 일상의 품격을 높인다.

벽면과 천장에 설치 가능한 구조로 옷걸이와 선반, 서랍 등 구성 요소를 자유롭게 선택해 무한 확장 가능한 진화된 공간 시스템 ‘렉싱턴’.

럭셔리 공간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중 하나는 검증된 글로벌 인테리어 브랜드의 존재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대상을 받은 양양의 리조트 설해원, 고급 주거 레지던스 어퍼하우스 남산은 용도는 다르지만 하이엔드 라이프를 실현한다는 공통점과 함께 모두 폴리폼 Poliform 가구를 발견할 수 있는 장소다. 폴리폼은 1970년 이탈리아 브리안차 Brianza에서 설립되었다. 이 지역은 장인정신과 가구 제작의 전통이 깊은 곳으로서 기술과 미학의 균형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1942년부터 공방을 운영해온 스피넬리 Spinelli와 안자니 Anzani 가문은 가족 중심의 수공업에 뿌리를 두고 현대적 브랜드로의 전환을 이뤄냈다. 생산력보다 노하우, 윤리적 태도, 미래 지향적 사고를 중시한 철학은 폴리폼의 정체성을 이끌어온 근간이다. 폴리폼 브랜드의 중심에는 ‘토털 리빙’이라는 통합적 공간 철학이 있다. 가구뿐 아니라 거실, 주방, 침실, 드레스룸, 그리고 도어와 월 시스템까지 모든 요소가 하나의 디자인 언어로 연결된다. 실용성과 세련된 감성이 공존하는 이 구성은 시간의 흐름에도 변치 않는 우아함을 가능케 하는 구심점이다. 장 마리 마소 Jean-Marie Massaud, 마르셀 반더스 스튜디오 Marcel Wanders Studio, 엠마누엘 갈리나 Emmanuel Gallina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은 폴리폼 고유의 감각을 입체적으로 확장하는 발판이 된다. 이들의 손끝에서 공간과 삶은 유연하게 이어지고, 변함없는 가치와 아름다움을 지닌 컬렉션을 통해 일상과 예술의 경계는 허물었다. 폴리폼의 진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은 연구와 혁신에서 비롯된다. R&D 팀은 창의성과 기술을 결합해 정밀한 시스템 가구를 개발하며, 소재와 트렌드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 윤리적 책임 역시 디자인만큼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이탈리아 럭셔리 가구 브랜드로는 드물게 ESG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발행하고 있으며, 친환경 소재 사용과 투명한 운영을 통해 그 철학을 실천한다. ‘진정한 럭셔리는 책임에서 시작된다’는 신념은 폴리폼의 모든 활동을 관통하는 메시지다.

고급스러운 미감과 기능성을 갖춘 폴리폼의 하이엔드 키친 시스템 ‘피닉스’.

유려한 곡선 디자인으로 공간에 따뜻한 안정감을 불어넣는 ‘오르비스’ 소파.

건축과 가구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스테파노 클루조니의 혁신적인 암체어 ‘로아이’.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건축적 라인이 돋보이는 ‘아드리안’ 테이블은 다양한 형태와 크기를 갖춰 여러 공간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폴리폼 창립자 알베르토 스피넬리, 알도 스피넬리, 조반니 안자니.

시대를 초월한 감각이 깃든 폴리폼의 1970년대 가구.

폴리폼은 반세기 동안 드레스룸 시스템 분야의 독보적인 리더로 꼽힌다.

 

유기적인 삶의 공간을 설계하는 뉴 컬렉션
폴리폼 신규 컬렉션은 가구의 범주를 넘어 ‘삶을 설계하는 방식’에 대한 철학을 제시한다.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 동시대적 감각, 건축적 미니멀리즘을 핵심으로 삼은 이번 컬렉션은 공간 자체를 하나의 완성된 예술로 이끈다. 장 마리 마소, 엠마누엘 갈리나, 폴리폼과 첫 협업을 선보인 스테파노 클루조니 Stefano Clusoni 등 각 디자이너의 시그니처가 담긴 이번 컬렉션은, 서로 다른 감각이 모여 하나의 조화로운 흐름으로 연결된다. 절제된 조형미가 돋보이는 장 마리 마소의 ‘아드리안 Adrien’ 테이블, 유려한 곡선 등받이가 포근하게 감싸안는 ‘오르비스 Orbis’ 소파와 암체어는 엠마누엘 갈리나의 손에서 태어났다. 스테파노 클루조니의 ‘로아이 Loai’ 암체어는 건축과 가구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폴리폼의 핵심인 ‘아키텍처 시스템’도 이번 컬렉션에서 확장되었다. 주방 가구부터 데이 시스템(거실 장식장), 나이트 시스템(드레스룸, 워크인 클로짓 등)에 이르기까지 소재와 마감, 디테일에 더욱 정교함을 더했다. 특히 ‘코드 & 월 시스템’ 거실 장식장은 공간을 구성하는 건축적 구조로서 기능하며 수납을 넘어 생활 동선과 공간 흐름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폴리폼 뉴 컬렉션은 완성도 높은 거주 공간을 위한 제안이자 사용자의 삶을 존중하며 정밀하게 설계된 철학의 구현이다. 폴리폼은 국내 공식 수입사 디옴 Di’ome을 통해 공급되며, 정교한 시공과 체계적인 사후 관리를 통해 제품의 가치를 더욱 완성도 있게 전달한다. 브랜드의 철학과 미학은 논현 플래그십 스토어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판교점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다. ADD 서울시 강남구 학동로 119 TEL 02-3445-1995

CREDIT

프리랜서 에디터

이은경

TAGS
생각이 머무는 집

생각이 머무는 집

생각이 머무는 집

건축가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의 섬세한 손길과 산토니 브랜드의 장인정신으로 완성한 밀라노 도심 속 안식처.

집에 들어서면 마주하는 현관. 대리석 테이블은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가 부드리 Budri를 위해 디자인한 아키텍처 Architexture 컬렉션. 황동 조명은 빈티지 제품. 러그는 CC-타피스 CC-Tapis를 위해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가 디자인한 비시오니 Visioni 러그.

거실에는 우르퀴올라가 까시나를 위해 디자인한 센구 Sengu 소파와 세스티에르 Sestiere 화병을 두었다. 소파 옆 나란히 놓은 의자는 피에르 잔느레의 ‘캐비톨 콤플렉스 Capitol Complex’, 까시나.

이탈리아 패션 하우스 산토니 Santoni의 회장이자 기업가인 주세페 산토니 Giuseppe Santoni는 밀라노 패션지구 한복판에 자신과 가족을 위한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단순히 ‘머무는 집’을 넘어 도심 속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 그리고 다양한 교류가 오가는 일종의 현대적 아고라와 같은 집을 상상한 것이다. 그는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오랜 협업 파트너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 Patricia Urquiola에게 다시 한 번 설계를 맡겼다. 산토니 부티크를 포함해 수년간 이어온 디자인 작업의 연장선에서, 그녀는 밀라노 식물원 뒤편에 자리한 고건축의 1층 전체를 감각적인 ‘피에드아테르 Pied-à-terre’로 재구성했다. 이 아파트는 면적 400m² 규모의 공적이고 대표성을 띠는 공간과 가족을 위한 사적 공간으로 명확하게 나뉜다. 거실과 다이닝룸이 이어지는 살롱 구조는 19세기 저택의 전형을 유지하되, 대리석을 활용해 1920년대 밀라노 부르주아 주택의 장엄한 미감을 재해석했다. 특히 식물원을 향한 창문을 따라 펼쳐지는 살롱의 흐름은 자연광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 자연광을 강조하기 위해 거실에는 블루와 라이트 블루 계열을, 그리고 좀 더 내밀한 공간에는 따뜻한 색조를 배치해 시각적 리듬을 부여했다. 색채 변화는 단지 미적 요소에 그치지 않고, 공간의 감각과 정체성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장치로 작동한다. 살롱을 이루는 두 공간은 문이나 벽 없이 열린 구성을 따르되, 양면 가구로 유연하게 경계를 그었다. 한쪽은 오픈형 책장, 반대쪽은 패브릭 도어가 달린 캐비닛으로 이루어진 이 가구는 시노그래피처럼 공간 사이의 흐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 앞에 놓인 금속 테이블과 황동 바 캐비닛은 다이닝룸을 위한 맞춤 제작으로, 최대 14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스케일로 제작되었다.

다이닝룸에는 14명까지 사용할 수 있는 큰 금속 테이블을 맞춤 제작했다. ‘듀벳 Dubet’ 의자는 까시나 제품으로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 디자인.

패브릭 커버로 문을 감싸고, 오크 소재로 맞춤 제작한 캐비닛. 테이블 위 플레이트는 포르나세티 빈티지 제품.

인테리어 중심에는 소재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가 뒤따랐다. 천연 오크와 피오르 디 페스코 대리석, 브렌타 강에서 채취한 석회석, 황동이 주재료로 쓰였다. 가구와 러그는 까시나, 모로소, CC-타피스, 와를리 등의 브랜드가 공간에 풍부한 질감을 더한다. 우르퀴올라는 “이 곳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가족의 정체성과 취향을 반영하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주세페 산토니 역시 “단순히 사는 장소가 아니라, 내게 영감을 주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덧붙인다. 섬세한 가죽 세공과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의 미감이 집 안 곳곳에 녹아 있는 이유다. “우리는 이탈리아 장인들과 협업했습니다. 맞춤 제작 가구, 복도의 목공예품, 나무 책장, 주황색 가구는 산토니와 수년간 협업해온 회사에서 만든 것입니다.” 그의 말처럼 까사 산토니는 디자이너의 미감에 머무르지 않는다. 수십 년간 다져온 장인들과의 신뢰,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 그리고 개인의 취향이 정교하게 직조된 공간이다. 그 안에는 삶의 방식으로서의 디자인이 깃들어 있다.

우르퀴올라가 모로소를 위해 디자인한 레돈도 Redondo 소파. 거실 테이블은 샬롯 페리앙의 리오 Rio 테이블로 까시나.

컬러감 있는 패브릭 쿠션과 아트워크가 돋보이는 아이들 방.

헤링본 오크 바닥과 골드 프레임의 문이 조화로운 복도.

풍부한 텍스처와 컬러가 돋보이는 부부 거실. 섬세한 가죽 마감의 푸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메인 침실. ‘허스크 Husk’ 침대는 비앤비 이탈리아 B&B Italia 제품.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 디자인.

푸른빛을 띠는 대리석과 오크 소재의 캐비닛이 조화로운 주방. 바 스툴은 아르텍 Artek.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프란체스코 돌포 Francesco Dolfo

TAGS
Living by Design

Living by Design

Living by Design

스튜디오 트루베의 조규진 대표가 새 집을 공개했다. 공간 디자인 25년 경력의 그녀이지만
가족을 위한 설계라 더욱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스튜디오 트루베 조규진 대표의 거실. 조각 작품과도 같이 근사한 조명은 세르주 무이의 제품.

조규진 대표가 이사 오자마자 <메종> 독자를 위해 새 집을 공개했다.

새 집을 구경하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더군다나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잘 알려진 스튜디오 트루베 조규진 대표의 집이라니, 촬영 전부터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조 대표가 <메종> 잡지 독자를 위해 이사하자마자 삼성동 스위트 홈을 공개했다. “그동안 클라이언트를 위한 집과 공간은 많이 디자인해왔지만 오랜만에 나와 가족을 위한 설계라 설레였습니다. 새 아파트가 완공되자마자 한 달간 공사를 거쳐 입주했는데, 25년 경력의 노하우를 적용해 가족의 취향을 단시간에 녹여넣기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완공된 아파트가 예상과는 약간 달랐기 때문에, 리노베이션하는 데 걸린 한 달이란 시간이 결코 길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어요. 주방 일부만 빼고 모두 새롭게 디자인했어요.” 조 대표의 디자인 감각과 예술적 취향이 듬뿍 반영된 집을 찬찬히 살펴보자. 현관에 들어서면 이탈리아 디자이너 드라가 앤 아우렐 Draga and Aurel의 유리조명이 우리를 반긴다. 이 작품은 일몰과 일출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그날 기분과 햇살에 따라 온오프가 가능하다. 조 대표는 색을 아름답게 구현하는 드라가 앤 아우렐의 작품에 반해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에서 이를 활용해왔다. 이 조명을 중심으로 오른편은 아들과 남편의 공간, 왼편은 다이닝룸과 침실이 이어지는 것.  그녀의 든든한 지원군인 남편의 서재는 네이비 컬러가 메인 색조다. 그는 재택 근무도 종종 하기에 책상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데이 베드와 테이블을 설치했다. 블랙 데스크는 공간 크기에 맞추어 제작했으며, 이탤리언 빈티지 송치 의자와 데이 베드는 기존 컬렉션이다. 바닥은 블랙이지만 패브릭이 블루라서 기분까지 시원해지는 공간이다. 이불 작가의 강렬한 작품이 벽에 걸려 있는데, 그녀의 아트 컬렉션 중에서 남편이 자신의 방을 위해 직접 선택한 작품이라고 한다. 차가운 금속성의 작품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의 작품답게 공간의 무게를 진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집 안 곳곳 시선을 사로잡는 미술 작품은 공간을 더욱 빛나게 하는 중심점이자, 그녀의 독창적 예술 취향을 입증하는 악센트이다. “미술 작품 컬렉션은 15년 전 독립해서 회사를 차리면서부터 시작했어요. 당시 미니멀한 건축 디자인이 유행이었는데, 디자이너로서 아트 디렉팅도 하게 되면서 예술 작품이 공간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하이엔드 모델 하우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고객과 많은 소통을 했는데, 그들이 갖고 있는 소장품이 제대로 설치되기 바라는 마음에서 현대미술도 공부했습니다.”

다이닝 룸의 와인 색은 중앙에 걸린 리너스 반 데 벨데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선택한 것.

욕실과 화장대의 와인 색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하트 모양의 사랑스러운 조명은 잉고 마우러의 것.

블랙 앤 화이트 색조의 거실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키키 스미스의 대형 작품이 왼편에 걸려 있다. 선반 중앙의 작은 도자기 인형은 아들이 유치원 때 만든 작품.

부부 침실은 화사한 노란색이 포인트다. 박서보의 그림과 더불어 그의 작품에서 영감은 받은 세르주 무이의 조명이 걸려 있다.

침대 반대편의 노란 색 조명은 포르투갈에 가족 여행을 갔다가 빈티지 숍에서 구입했다.

고객과 교류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는데 이 또한 인생의 행운이었기에, 작은 작품이라도 소장해보라는 클라이언트의 조언을 듣고 아트 컬렉션을 하게 된 것. 엄청난 재미를 알게 된 그녀는 그때부터 틈나는 대로 전시를 보러 다녔으며, 여전히 미술관과 갤러리의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바로 옆 아들 방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민트 컬러로 구성했다. 무용을 전공하는 아들의 방은 작은 아트 소품을 배치해 경쾌한 분위기를 풍긴다. 장 프루베의 비트라 데이 베드를 침대로 삼았으며, 민트색 극장 의자가 화룡정점이다. 아들의 발레 공연을 극장 의자에 앉아서 자주 보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담았다. 하지만 현실은 하나뿐인 아들에게 마음의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공연장에 잘 가지 않는다는 마음 약한 워킹맘이다. 거실에는 조 대표가 그동안 하나하나 모은 컬렉션의 정수가 총집합되어 있다. 블랙 앤 화이트 색조를 중심으로 테라스의 초록 식물이 드러나 우아하면서도 활력이 넘친다. 과감하게 사방으로 뻗어 있는 조명은 세르주 무이의 작품이다. 그녀는 조명도 조각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일반 가정에서 선택하기 어려운 디자인의 조명을 설치했는데, 결과는 대만족이다.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의자는 브라질 디자이너 오스카 니마이어의 작품이며, 간결한 의자는 피에르 잔느레의 것. 이 모든 것을 아우르며 무엇보다 거실의 구심점이 되어주는 것은 독일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미술가 키키 스미스의 작품이다. 대표적인여성주의 미술가로 알려진 그녀의 섬세한 작품은 순식간에 블랙 앤 화이트 공간을 따뜻하게 품어준다. 거실 오른편의 작은 의자는 장 프루베의 빈티지이며, 테이블은 그녀가 바닥재 샘플로 직접 만든 것. 그 옆의 선반에는 작은 도자기 작품이 있는데, 사실 이것이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다. 아들이 유치원 때 만든 도자기 조각인데, 그 어떤 유명한 작가의 작품보다 소중한 작품이기에 혹시라도 망가질까 봐 항상 애지중지해왔다. 아들에 대한 엄마의 마음을 집 안 여기저기서 느낄 수 있어 마음이 따뜻해진다.

아들 방은 조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민트 컬러로 구성했다. 극장 의자는 좌석을 올려 놓을 수 있어서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다.

완쪽은 현관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드라가 앤 아우렐의 조명 작품.

“여러 분야의 미술 작품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얼마 전부터 여성 작가들의 작업에 매료되어 있어요. 물론 남성 작가들의 작품도 있지만, 키키 스미스, 루이스 네벨슨 같은 여성 작가의 작품을 특히 편애합니다. 더불어 추상 작품과 조각과 같은 입체 작품에도 매혹되어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아파트에 사는 미술 애호가로서 그림과 같은 평면이 아닌 조각을 소장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에요. 하지만 얼마 전부터 올라퍼 엘리아슨이나 필립 파레노의 입체 작품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조 대표는 자신과 같은 공간 디자이너만이 멋진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모든 사람의 취향은 소중하기에,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안다면 누구나 특별한 공간을 구성할 수 있다. 우선 한 가지 색깔을 공간에 반영하는 방법을 권했다. “좋아하는 색을 포인트로 삼아 작은 변화를 주면 어떨까요? 누구라도 당장 인테리어 공사를 하기는 어려우니까요. 취향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것이 나를 사랑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차근차근 취향을 만들어나가는 것이지요. 만약 핑크색을 좋아한다면 커튼과 블라인드, 쿠션과 꽃병을 핑크색으로 골라보세요. 핑크색도 코럴 핑크, 바비 핑크, 페일 핑크 등 여러 종류가 있으니 조화를 만드는 재미가 있습니다.” 무난한 색을 선택하는 것이 편하겠지만, 좋아하는 색을 선택한다면 만족도가 높을 것. 나를 위한 색을 반영하기 위해 공들이는 것만큼 소중한 시간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거실 바로 옆에 숨어 있는 와인색의 다이닝룸은 이 집의 하이라이트다. 그녀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자, 가족,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곳이기에 애정을 가득 담았다. 이곳은 원래 벽으로 둘러싸인 방이었는데, 거실과 통할 수 있도록 개조해서 다이닝룸으로 만들었다. 중앙에는 벨기에 미술가 리너스 반 데 벨데의 그림을 걸고, 왼편에는 일본 작가 겐지로 오카자키의 작은 그림이 걸려 있다. 리너스의 그림 속 붉은 노을에 반해서 다이닝룸을 와인색으로 물들인 것. 그녀는 와인색을 선택하는 데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의도적으로 톤 다운한 와인색을 골라서 커튼과 블라인드까지 같은 계열로 택했다. “내가 민트와 블루 그린 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친구들은 우리 집 다이닝 룸에 그런 색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답니다. 하지만 당시 본능적으로 와인색이 끌렸고, 와인을 마실 수 있는 멋진 공간이 완성되어 즐겁습니다.” 침실과 연결한 화장대와 욕실도 와인색으로 마감해 낭만적이다. 타일 대신 멜라톤을 이용했는데, 파리에서 구입한 잉고 마우러의 빈티지 조명이 화사한 기운을 돋는다. 와인색이 생각보다 적용하기 어렵지 않지만 망설이고 있는 인테리어 초보자에게 그녀가 추천하고 싶은 색은 그린이다. 대부분 식물을 좋아하고, 우선 작은 화분으로 공간 구성을 시작할 수 있으니 접근이 쉽다. 그린을 시작으로 해 프로방스의 꽃을 연상시키는 보라색, 완전히 대비되는 오렌지색 등 여러 가지 색의 소품을 사용할 수 있다. 5월에는 우리도 거실에 컬러로 악센트를 주면 어떨까? 귀여운 강아지 루카도 새 집을 좋아한다. 아침마다 아파트 옆 해맞이공원에서 산책하고, 주방 안쪽에는 강아지 전용 욕실이 있다. 거실 한쪽에는 루카의 스타일리시한 옷장이 숨겨져 있다. 이렇듯 가족 모두의 취향을 반영한 조 대표의 집을 보니, 영감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불 작품이 걸려 있는 남편의 서재.

강아지 루카를 목욕시킬 수 있는 작은 욕실이 사랑스럽다.

아침마다 향기로운 커피를 내려주는 남편의 커피 테이블.

침대보, 벽, 커튼까지 같은 톤의 민트색으로 조화를 아들 방.

거실에서 바라본 현관과 남편의 서재. 오른쪽에 걸린 블랙 작품은 지금 페이스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루이스 네벨슨의 입체 작품. 조 대표는 여성 작가의 작품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CREDIT

포토그래퍼

임태준

FREELANCE EDITOR

이소영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