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에 이야기와 감성을 더하는 태피스트리. 집 안에 펼쳐진 작은 갤러리.

룩셈부르크의 비안덴 성 태피스트리
섬세한 직조로 완성된 태피스트리는 오랜 시간 동안 사랑 받아온 직조 예술이다. 중세 유럽의 성벽을 장식하며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동시에 외부의 냉기를 막아주는 실용적인 역할까지 해냈다. 예술성과 기능성을 겸비한 태피스트리는 시대를 거치며 고유의 미감을 쌓아왔다. 오늘날의 태피스트리는 전통 위에 기술을 더해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직조 기술을 통해 감성적인 사진이나 예술 작품을 그대로 직물 위에 옮겨놓은 듯한 디자인이 가능해지면서, 벽걸이 장식은 물론 패션 아이템과 라이프스타일 소품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특유의 질감과 따뜻한 분위기, 그리고 하나의 오브제로서의 존재감 덕분에 태피스트리는 다시 일상 속에서 주목받고 있다. 태피스트리 고유의 매력과,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브랜드와 아이템들을 소개한다.
Bless

39etc에 전시된 bless ©39etc

블랭킷 ©39etc

에코백 ©39etc
베를린 특유의 차갑고도 유머러스한 감성을 담아낸 브랜드 블레스(BLESS)는 1997년 디자이너 데지레 하이스(Desiree Heiss)와 이네스 카크(Ines Kaag)에 의해 설립됐다. 단순한 패션 브랜드를 넘어,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인 접근으로 주목받고 있다. 블레스의 컬렉션은 침구류부터 구조적인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제품의 기능성과 조형성은 물론, 소비와 사물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디자인의 가능성을 넓힌다. 아름다움을 예찬하면서도 그 이면을 비판하는 블레스의 태도는 그들만의 시선을 고스란히 담아낸 결과다. 특히 풍경 이미지를 디지털 프린트 또는 태피스트리 기법으로 구현해 담요, 이불 등 일상용품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러한 시도는 지금도 여러 브랜드에서 오마주되고 있으며, 블레스가 만들어낸 미학적 언어가 여전히 동시대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WEB bless-service.de INSTGRAM @bless_service / @39etc
LINE HALF

런던 베이글 잠실점과 제주점에 전시된 LINE HALF ©LINE HALF

시계와 휴지케이스 ©LINE HALF
패션과 가구 디자인을 전공한 두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라인하프는 핸드메이드 감성을 바탕으로 한 홈 스타일링 브랜드다. 단순히 손으로 만든다는 의미를 넘어, 제품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여 만드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라인하프의 가장 큰 특징은 태피스트리 기법을 활용한 직조 방식이다. 면사를 사용해 색실의 짜임으로 아트워크를 표현하며, 이는 일반 프린트와 달리 이미지의 손상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을 지닌다. 블랭킷, 쿠션, 시계, 티슈 케이스, 의자, 슬리퍼 등 다양한 아이템에 적용되어 기능성과 감성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전통적인 직조 기법에 현대적 디자인을 더한 라인하프는 일상의 오브제에 예술적인 깊이를 더하며, 공간을 특별하게 완성하는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WEB linehalf.com INSTGRAM @linehalf_
슬로우다운 스튜디오

©slowdownstudio

©slowdownstudio
슬로우다운 스튜디오는 전통적인 태피스트리 직조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브랜드로, 섬세한 아트워크를 직조로 구현한 감각적인 블랭킷과 러그를 선보인다. 이 브랜드는 미국산 리사이클 코튼을 주재료로 사용하며, 실을 직접 짜올려 입체적인 질감과 깊이감을 자랑한다. 단순 프린트가 아닌 직조 방식을 통해 탄생한 작품들은 벽에 걸어 월데코로 활용하거나 소파 커버, 러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연출할 수 있는 다채로운 가능성을 제공한다. 또한, 슬로우다운 스튜디오는 여러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모던하고 자유로운 감성을 담아낸 컬렉션을 선보이며, 국내외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WEB slowdownstudio.com INSTGRAM @slowdownstudio
서유작업실

©seoyu

(왼) 라인 월 행잉 (우) 내추럴 매트 ©seoyu
대구에 위치한 서유작업실은 개인 작업실이자 클래스 공간으로, 핸드메이드 태피스트리 기법을 통해 다양한 직물 작업을 선보이는 브랜드다. 이곳은 실의 색, 두께, 질감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며, 한 올 한 올 정성스럽게 엮어가는 과정을 통해 시간의 결을 담아내는 특징을 지닌다. 서유작업실은 화려한 테크닉보다는 재료 고유의 아름다움과 실을 엮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탄생하는 우연한 짜임의 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다양한 실을 조화롭게 엮어내며 고유한 매력을 지닌 작품들을 완성해, 그 결과물은 각각 독특하고 개인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티코스터, 문종, 매트, 행잉 등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공예 아이템을 제작 및 판매하며, 손끝에서 탄생한 따뜻한 감성을 일상에 더하는 서유작업실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WEB seoyustudio.com/textiles INSTGRAM @s.seo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