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가 베네타와 휴머니스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 불리는 가에타노 페세 Gaetano Pesce가 만났다. 사실 이들의 만남은 보테가 베네타의 2023년 봄/여름 패션쇼에 이어 두 번째 협업이다. 밀라노의 몬테나폴레오네 거리에 위치한 보테가 베네타 매장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동굴벽화를 연상시키는 패브릭으로 실내 전체를 감싸 마치 동굴 속에 들어온 듯한 색다른 경험을 안겨줬다. 관람객은 좁은 동굴 통로를 따라 한 발짝씩 걸어가며 탐험하듯 전시를 감상했는데, 끝에 다다랐을 무렵에는 두 가지 디자인의 가방과 마주할 수 있었다. 각각 산등성이 뒤로 떠오르는 해의 모습을 포착한 듯한 디자인의 마이디어 마운틴 My Dear Mountain과 독특한 가죽 짜임 기법을 적용한 마이 디어 프레리 My Dear Prairies가 그 주인공. 가방 끈에 스파이크를 박아 강렬한 인상을 남기거나 초원의 음영을 그러데이션으로 표현하는 등 단순히 패션 가방으로 존재하는 것을 넘어 공간 속 오브제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는 디테일을 엿볼 수 있었다.

떠오르는 해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마이 디어 마운틴 백.

몬테나폴레오네 거리에 위치한 보테가 베네타의 매장 외관. 올해의 메인 컬러인 그린으로 관람객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