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자맹 그랭도르주와 생테티엔에서 함께한 72시간

공존의 매력이 있는 프랑스 생테티엔을 거닐다

공존의 매력이 있는 프랑스 생테티엔을 거닐다

 

디자이너이자 예술 학교 선생인 벵자맹 그랭도르주가 프랑스 남동부에 위치한 산업 도시 생테티엔의 새로운 진면모를 소개한다.

 

 

“생테티엔에 처음 오게 된 건 예술 학교 에사드스 Esadse에서 워크숍을 진행하기 위해서였어요. 그 워크숍은 6개월 동안 이어졌는데 지금 10년간 교수로 일하고 있네요.” 벵자맹 그랭도르주는 이 학교 교장인 에릭 주르당 옆에서 일해오며, 2010년에는 프랑수아 보셰와 함께 비엔날레 연출을 맡으며 도시에 디자인이 ‘스며드는’ 걸 목격했다. “오래전부터 생테티엔은 문화와 기술이 공존하고 있었어요.” 철, 광산, 장인, 텍스타일, 초콜릿(루아르 강에서 운반한 카카오 콩을 통관시키려고 1895년에 창고를 설치했고, 26개가 넘는 공장이 자리한 초콜릿의 수도가 되었다) 그리고 축구로 유명한 산업 도시는 벵자맹 그랭도르주가 묘사한 것처럼 국제적이고 유동적이며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과거의 뻔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10년간 에사드스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는 벵자맹 그랭도르주는 살면서 알게 된 이 도시의 편견을 거부한다.

 

그는 애정을 갖고 길들인 이곳의 맥을 짚어보았다. “도시와 자연 속을 천천히 걸어다녀요. 레스토랑을 발견하고 도심의 큰 도서관에서 어슬렁거리다 음반상의 판매대를 뒤지고는 극장에 가죠. 파리에서는 시간이 없어서 못했던 일들이에요.” 미식가(이 도시의 레스토랑은 대부분 음식이 아주 맛있다)이면서 호기심이 많고, 특히 로컬 크리에이터나 디자이너의 재능을 알리는 데 많은 신경을 쓰는 벵자맹 그랭도르주가 또 다른 생테티엔을 발견할 수 있도록 우리를 초대했다.

 

“산업 도시라는 과거가 이곳의 자부심이에요.”

 

시청 광장 중앙에 있는 이녹스 분수부터 장-조레 Jean-Jaures 광장에 활기를 주는 정자(왼쪽 페이지)까지 생테티엔은 역사와 모더니티 사이에서 진동한다.

 

LE VERRE GALANT

“오래된 패브릭 아틀리에를 레스토랑으로 바꾼 곳이에요.” 장-자크 말레이송과 아르노 페랭이 선보이는 좋은 포도주와 심플한 요리(그러나 손이 아주 많이 가는)를 맛볼 수 있다. 인더스트리얼 분위기가 나는 이 레스토랑은 벵자맹 그랭도르주가 수업하러 올 때 머무는 호텔과 아주 가까이 있다.
ADD 6, rue Francois-Gillet

 

L’ASSAUT DE LA MENUISERIE

원래 목공방이었던 이 놀라운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조각, 페인팅, 사진 등의 전시는 디자인을 시각화하는 데 기여한다. 쉬르파스 Surface 갤러리처럼 윈도 갤러리 컨셉트를 통해 행인들이 갤러리 문을 밀고 들어오지 않아도 디자이너의 작품을 발견할 수 있게 기획한다. 벵자맹 그랭도르주도 이곳에서 여러 번 전시한 작품 한 점을 디자인했다.
ADD 11, rue Bourgneuf WEB lassaut.fr

 

MAISON CORNAND

이곳은 코르낭 가족이 수십 년간 국수를 만들어온 가게 뒤에 자리한다. 생면과 건면을 무게를 달아 판매하는데 ‘오트 쿠튀르 누들 크리에이터’라는 명성을 얻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채로운 먹거리를 추가해 쇼핑하거나 선물을 사기 위해 꼭 들러야 하는 고급 식료품점이 되었다.
ADD 5, rue Pointe-Cadet WEB cornand.fr

 

 

“산업 도시의 편견을 넘어서기.”

 

광산의 상징적인 장소 크레 드 라 파예 Cret de la Faye. 광산에서 나온 돌 찌꺼기 더미가 쌓인 산이 도시를 굽어본다.

 

MUSÉE DE LA MINE

옛 광산 도시에서 제공하는 가장 감동적인 장소 중 하나. 1973년까지 쿠리오 Couriot 갱도에서 석탄을 캐던 광부들의 노고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XXL 크기의 컴프레셔, 탈의실, 터널, 광차 등 꼭 지나야 하는 통로를 걷다 보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ADD Parc Joseph-Sanguedolce, 3, boulevard Franchet-d’Esperey
WEB museum-mine.saint-etienne.fr

 

LIBRAIRIE DE PARIS

옛 직원 두 명이 2016년에 인수한 이곳은 60년이 넘도록 독립 서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시에서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서점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을 발견할 수밖에 없고, 찾는 책만 구입해서 나갈 수 없는 곳이다. 벵자맹 그랭도르주가 “해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이곳에서 구입해요”라고 말한다.
ADD 6, rue Michel-Rondet
WEB www.librairiedeparis.com

 

CHOCOLATERIE WEISS

1882년 설립 당시부터 생테티엔에 자리한 바이스는 도시 곳곳에서 그리고 공장 옆에 있는 숍에서도 초콜릿을 판매한다. 호기심 많은 사람은 산책하다가도 들러서 맛볼 수 있다. 큰 통유리 너머로 초콜릿을 집어 먹는 소리와 위안을 주는 달콤한 향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ADD 1, rue Eugene-Weiss
WEB chocolat-weiss.fr

 

CHALETS DE BIZILLON

1930년대에 오귀스트 보쉬가 건축한 똑같은 건물 두 채는 오픈된 공간은 아니고 거주자에게 요청하면 들어가볼 수 있다. 계단 대신 기울어진 복도를 따라 올라가는 건물이다.
ADD 54, 56 boulevard Daguerre

 

DISQUAIRE MÉLE MELODIE

20년이 넘도록 바이닐과 전축 특유의 타닥거리는 소리를 지키고 있는 음반 가게. 주인이 친절한 만큼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이곳에서는 1980년대 히트송부터 소울, 록, 블루스, 재즈 등 다양한 음악 장르를 제안한다.
ADD 9, rue Notre-Dame

 

MUSÉE D’ART ET D’INDUSTRIE

이 도시는 과거 텍스타일, 자전거 그리고 무기 산업이 꽃피웠다. 이 박물관은 도시에서 번성한 리본 제조업을 기억하고 무기(왕립 제작소에서 프랑스 군대와 외국 군대를 무장시켰다)와 자전거(자전거의 첫 번째 모델이 1886년 이곳에서 만들어졌다)에 대한 두 가지 전시 코스를 제안한다.
ADD 2, place Louis-Comte
WEB mai.saint-etienne.fr

 

1912년과 1923년 사이에 세운 생-샤를-보로메 Saint-Charles-Borromee 성당.

 

CINÉMA LE MELIES

안락한 카페와 매력적인 메뉴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는 멜리에는 장-조레 광장에 있는 콘크리트 건물에 자리한다. 1933년 건축가 오귀스트 보쉬가 세운 건물로 예전에는 신문 <라 트리뷴 레퓌블리캔 La Tribune Republicaine>이 있던 곳이다. 벵자맹 그랭도르주는 시간을 내 이곳에 와서 영화를 보는데 파리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ADD 10, place Jean-Jaures
WEB lemelies.com

 

PÂTISSERIE-CHOCOLATERIE PRALUS

벵자맹 그랭도르주는 프라륄린 Praluline을 좋아한다고 털어놓았다. 프라륄린은 프랑수아 프라뤼가 만든 프랄린을 넣은 브리오슈. 로안 Roanne에서 시작된 이곳의 초콜릿과 과자는 도심에 자리한 숍에서 구입할 수 있다. 숍은 늘 맛있는 제품으로 가득하다.
ADD 9, rue Michelet
WEB www.chocolats-pralus.com

CREDIT

에디터

아들린 수아르 Adeline Suard

포토그래퍼

프랑시 크리스토가탱 Frenchie Cristoga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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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SWEET HOME ①

새로운 시작, 신혼부부를 위한 실내 인테리어 아이템 추천 ①

새로운 시작, 신혼부부를 위한 실내 인테리어 아이템 추천 ①

 

결혼 후 집 꾸미기에 한창일 신혼부부를 위한 아이템 56개를 준비했다.
<메종>과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실용적인 코멘트도 놓치지 말 것.

 

전혜민 프린트 베이커리 홍보팀장 “윤형택은 누군가를 바라보는 옆모습을 통해 풋풋한 ‘좋아한다’도 아니고 열띤 ‘사랑한다’도 아니지만, 오래된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안정된 애정을 나누는 감각, 감정에 대한 것을 그립니다. 우리 곁에 머무른 다정한 순간의 총체가 담긴 작품을 보며 애정을 쌓아보세요.” 윤현택 작품 35만원

 

 

마재철 이노메싸 대표“아르텍의 엔젤 윙 조명은 천사의 날개처럼 우아한 자태의 플로어 조명으로 1954년 아르텍의 창시자 알바 알토가 헬싱키 국립연금협회 건물을 설계하면서 함께 디자인한 조명이에요. 수공으로 하나씩 세밀하게 고정시키는 전등갓은 레이어에서 새어나오는 빛이 만드는 그림자도 독특하죠. 어디에 두어도 포인트 조명으로 활용하기에 손색이 없답니다.” 엔젤 윙 조명 3백71만원

 

허유진 두오모앤코 홍보담당 부장 “아르떼미데를 대표하는 조명 중 하나인 네시노 조명의 레드 색상은 국내에서 한정 수량으로 만날 수 있는 제품이에요. 조명은 빛을 밝히는 역할도 하지만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큰 역할을 해요. 우아한 유선형 디자인과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경쾌함이 신혼집에 특히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네시노 조명 29만원

 

강은혜 티더블유엘 수석에디터 “마주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신혼부부에게 다관보다 더 좋은 물건은 없을 것 같아요. 카오루 티포트는 유광 백자로, 무유약 티포트에 비해 다루기 쉽고 기능과 만듦새가 뛰어납니다. 시간이 흘러 부부의 시간이 두터워지는 만큼 애정과 추억이 담겨 빛나는 물건이 되길 바랍니다.” 카오루 티포트 14만5천원

 

로낭&에르완 부훌렉이 디자인한 쁠룸 소파는 유선형의 각이 지지 않은 독특한 형태로 앉았을 때도 편안하고 거실에 개방감을 선사하다. 원하는 스타일에 맞게 색상도 선택할 수 있다. 리네로제 제품으로 디사모빌리에서 판매. 1천만원대.

 

공간 차지가 적은 웨버 사이드 테이블 퓨어 오렌지는 소파나 침대 옆에 원하는 방향으로 배치할 수 있고 2개를 모아 하나의 원형 테이블처럼 사용 가능하다. 아웃 제품으로 보블릭에서 판매. 37만원.

 

베이 체스트 3×2 서랍장은 감각적인 블루 컬러와 부드럽고 동그란 손잡이가 특징이다. 물건을 충분히 정리할 수 있는 넉넉한 깊이가 장점. 오염과 스크래치에 강한 친환경 벤자민 무어 페인트로 마감했다. 비아인키노 제품. 1백37만6천원.

 

박성제 루이스폴센 지사장“PH 3/2 브라스 오팔 글라스 테이블 조명은  2022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특히 지난해에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폴 헤닝센의 PH 각인이 새겨 있어 특별하며 브라스 부분을 코팅하지 않아 함께하는 시간만큼 아름답게 변화합니다. ” 브라스 오팔 글라스 조명 가격 문의

 

이수현 프리츠한센 코리아 지사장 “신혼 때 가장 많은 시간을 부부가 함께 공유하고 보내는 곳은 식탁이 아닐까요. 식사도 하고, 업무도 보고, 손님을 접대하거나, SNS에 올릴 사진을 찍는 공간이 되기도 하죠. 프리츠한센의 슈퍼엘립스 테이블은 이런 용도를 만족시키는 것은 물론 의자의 색상이나 마감을 달리해 자신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제품이랍니다.” 테이블 3백~1천1백만원대, 시리즈 7 체어 69만~3백79만원

 

면 특유의 포근하고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우븐 블랭킷은 우인영 작가의 따스한 위로가 담겨 있으며 이불, 월 데코, 돗자리 등 계절에 따른 활용도가 높다. 슬로우다운 스튜디오 제품으로 룸퍼멘트에서 판매. 30만9천원.

 

바우하우스의 감성을 사랑하는 신혼부부를 위한 테트로 테이블은 합리적 가격으로 다이닝 공간에 깔끔한 멋을 주기 좋다. 엘앤씨 스탠달 제품으로 보블릭에서 판매. 1백5만원.

 

부드러운 구름처럼 몸을 감싸 안는 편안함과 탄성이 특징인 르 밤볼레 암체어는 바닥에 놓인 쇼핑백 형태에서 영감을 얻었다. B&B이탈리아 제품으로 인피니에서 판매. 가격 문의.

 

박근하 루밍 디렉터 “결혼해서 두 사람의 살림이 합쳐지면 두루두루 쓸 수 있는 물건이 필요한데, 아르텍 스툴 60이 그런 가구죠. 여러 개를 쌓을 수 있고, 차를 마실 때는 사이드 테이블이 되기도 해요. 손님이 많이 왔을 때도 유용한 멀티플레이어 같은 제품이랍니다.” 스툴60 43만원

 

김영관 비블리오떼끄 대표“칼한센앤선 보르게 모겐슨의 풋스툴과 트레이는 아웃도어용으로 만든 제품이지만 실내에서도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접이식이어서 보관과 이동이 간편해요. 풋스툴과 트레이를 분리해서 각각 활용하기에도 만족스러워요.” 풋스툴과 트레이 포함 59만원

 

 

김진진 키티버니포니 대표“신혼부부는 손님을 초대할 일이 많아요. 또 모던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도 신혼 때는 조금 더 사랑스럽고 달콤한 패턴이나 색상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레드 하트가 빼곡한 사랑스러운 앞치마처럼 말이죠.” 앞치마 3만9천원

 

부드러운 색감이 조화로운 그리드 러그 브라운은 공간에 활기와 생기를 더하며 핸드 터프팅 제작 방식으로 입체감이 돋보여 심심하지 않다. 82 빌리어스 제품. 1백69만원.

 

 

버틀러 스텝 스툴은 사다리 기능 외에도 스툴이나 사이드 테이블로도 활용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제품이다. 헤이 제품. 가격 문의.

 

 

다이슨 Gen5 디텍트™는 하이퍼미디엄이라는 모터를 탑재해 더욱 강력한 흡입력을 자랑한다. 헤드 앞부분의 빛을 통해 미세한 먼지와 이물질을 보여줘 꼼꼼하게 청소할 수 있어 데일리 청소기로 충분할 듯. 다이슨 제품. 1백39만원.

 

 

르마블과 계리 Kyelee의 협업 제품인 오션 시리즈 콘솔, 앤드 테이블은 바다의 감수성과 입체감에서 영감을 얻은 가구 시리즈로 곡선의 유연함이 공간을 환기시킨다. 모두 르마블 제품. 가격 문의.

 

 

국내에서 보기 드문 광폭이 특징인 라 빌레트 모듈 소파 카우치는 팔걸이 위치에 따라 좌형, 우형이 있으며 취향을 반영할 색상과 소재가 다양하다. 82 빌리어스 제품. 2백60만원.

 

 

베오사운드 이머지는 북셸프 타입의 스피커로 형태는 얇지만 전면부에서는 소리를, 후면에서는 우퍼를 출력해 풍성한 사운드를 선사한다. 뱅앤올룹슨 제품. 98만9천9백원.

 

 

영국 왕실 인증 브랜드인 슬리피지의 브리티시 울 2800 매트리스는 100% 영국산 울과 2800개의 스프링을 이중으로 적용했고, 총 8중의 레이어로 구성돼 누웠을 때 탁월한 편안함을 선사한다. 슬리피지 제품으로 사운즈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판매. 4백~7백만원대.

 

 

1960년대 패션 아이콘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선글라스 형태와 스커트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알루어 오 테이블과 플레어 오 체어. B&B이탈리아 제품으로 인피니에서 판매. 가격 문의.

 

 

한사랑 비블리오떼끄 과장 “작년에 결혼했는데 소품보다 신중하게 구매한 가구의 만족도가 높다는 걸 체감하고 있어요. 비트라의 이사무 노구치 커피 테이블은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과 꽤 큼직한 사이즈이지만 투명한 상판으로 공간이 답답해 보이지 않아요. 각이 지지 않은 곡선의 상판도 안전하고요.” 커피테이블 3백5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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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스턴트 에디터

홍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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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New Hong Kong

팬데믹 이후 더욱 많은 구경거리로 돌아온 아트바젤 홍콩

팬데믹 이후 더욱 많은 구경거리로 돌아온 아트바젤 홍콩

 

아트바젤 홍콩을 앞두고 홍콩이 손님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아시아 최고 아트페어 아트바젤 홍콩을 맞아 팬데믹 이후 오랜만에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기에 여행자의 마음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경찰서와 감옥을 개조한 센트럴의 복합문화공간 타이퀀에는 오라오라, 마시모 드까를로, 살롱 콰이펑 등의 갤러리가 새롭게 입점했다.

 

3월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아트바젤 홍콩 Art Basel Hong Kong은 더욱 돋보일 것으로 보인다. 갤러리와 복합문화공간이 가득한 센트럴 갤러리 디스트릭트(CGD)뿐 아니라 팬데믹 기간 동안 새로운 문화 지구가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그간 센트럴은 한 건물에 여러 개의 갤러리가 입점한 갤러리 빌딩으로 알려진 H퀸스 빌딩, 페더빌딩, 중국농업은행빌딩이 있어 아트바젤 홍콩 기간에는 늦은 밤까지 샴페인을 마시는 여행객들로 붐볐다. 센트럴의 갤러리 빌딩은 홍콩의 상징으로 불리며, 모두를 매혹시켰다. 아트바젤 홍콩과 아트 센트럴 Art Central이 열리는 홍콩컨벤션센터 HK Convention&Exhibition Centre에서 센트럴까지 걸어서 갈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팬데믹 동안 홍콩은 머물러 있지 않았다. M+미술관을 중심으로 서구룡문화지구 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WKCD)가 완성되었고, 웡척항 역의 낡은 빌딩에 들어선 20여 개의 갤러리가 연합한 남쪽섬문화지구 South Island Cultural District(SICD)가 활성화되었다. 홍콩 문화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세 지역, 센트럴 갤러리 디스트릭트(CGD), 서구룡문화지구(WKCD), 남쪽섬문화지구(SICD)를 중심으로 홍콩의 새로운 변화를 살펴보자.

 

타이퀀의 현대미술관에서는 <미스 메이커스>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LGBTQ+ 성소수자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전시여서 아트바젤 홍콩 기간에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빅토리아 피크 트램도 팬데믹 기간을 맞아 제6세대 트램으로 재정비했다.

 

가장 많은 변화가 일어난 서구룡문화지구부터 이야기하고자 한다. 서구룡은 홍콩섬의 야경이 바다 건너로 보이는 환상적인 전망이 자랑이다. 거의 10년간의 개관 준비를 마친 M+미술관이 2021년 개관했으며, 얼마 전에는 홍콩고궁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2019년에는 경극 극장이 두 곳이나 있는 시취센터가 문을 열어 그 시작을 알렸으며, 뒤이어 선보인 공연장 프리스페이스와 조각공원 아트파크도 근사하다. 때문에 이번 아트바젤 기간에 홍콩에 가면 서구룡문화지구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 같다. M+미술관에서는 9개의 전시가 진행 중이며, 3개의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다. 바다가 시원하게 보이는 야외 조각 공원과 두 곳의 아트숍도 지나칠 수 없다. 쿠사마 야요이 작품 세계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쿠사마 야요이: 1945 to Now> 전시뿐 아니라 <비플: 휴먼 원> <울리 지그 컬렉션> <씽스, 스페이스, 인터랙션스> <홍콩: 히어 앤 비욘드> 등의 전시는 아트바젤 홍콩 시즌까지 열리는 M+의 대표 전시다. 어느 도시든 간에 미술관과 갤러리의 가장 자신 있는 전시는 아트페어 기간에 열리기 마련이다. 특히 M+미술관 컬렉션의 근간을 이룬 컬렉터 울리 지그의 중국 미술 컬렉션을 소개한 <울리 지그 컬렉션>은 중국 현대미술의 힘을 느낄 수 있어 강력 추천하며, 우리나라 송은에서도 조만간 울리 지그 컬렉션 전시가 열릴 예정이라 더욱 관심을 가질 만하다.

 

M+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비플의 <휴먼 원>. 비플은 인스타그램 팔로어 245만 명인 가장 영향력 있는 디지털 아티스트로 유명하다.

 

M+미술관의 디자인은 알려졌듯이 건축가 듀오 자크 헤르조그 Jacques Herzog와 피에르 드 뫼롱Pierre de Meuron이 맡았다. 14만 개의 녹색 세라믹 기둥이 미술관의 콘크리트 내부와 외부를 감싸고 있는 모습은 사진보다 실제가 더욱 장엄하다. 밤이면 5,664개의 LED 튜브로 구성된 110m의 LED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미디어아트가 상영된다. 구룡에서 바라보는 홍콩섬의 야경이 유명하지만, M+미술관으로 인해 구룡의 야경에 매력을 더한 것. 야외 조각 공원과 연결된 ‘모수 홍콩’은 미식의 천국 홍콩에서도 가장 예약하기 어려운 레스토랑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미쉐린 3스타를 받은 ‘모수 서울’을 능가하는 인기다. 바로 옆 홍콩고궁박물관의 수려한 건축 설계는 로코 디자인 건축 어소시에이츠 Rocco Design Architects Associates가 담당했다. 중국 전통 미술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아름다운 천장은 자금성의 황금 기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메탈 소재의 곡선미를 만들었다. 베이징고궁박물관 180만 점의 소장품 중에서 914점의 컬렉션이 대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중 166점은 국보로 인정받은 1급 문화유산이다. 첫 번째 전시장에서는 홍콩고궁박물관 관장인 루이 응 지와 박사 Dr Louis NG Chi-wa의 179점의 작품 큐레이션을 만날 수 있다. ‘자금성으로 들어가며 Entering the Forbidden City: Collection, Architecture and Heritage’는 주제로 청나라 때 배치가 완성된 자금성의 건축과 소장품, 궁중 활동을 보여주는 전시다. 갤러리2의 <황혼에서 새벽까지 From Dawn to Dusk: Life in the Forbidden City>는 자금성에서 살았던 황제와 황후의 발자취를 찾아 319개의 보물을 만날 수 있다. 영화 <마지막 황제>가 떠오르는 전시다.

 

지난 7월 개관한 서구룡문화지구의 홍콩고궁박물관. 베이징고궁박물관에서 914점의 소장품이 대여된 것이 처음이라 인기가 높다.

 

로즈우드 호텔은 아트 컬렉터 에드리언 청 패밀리가 운영하는 만큼 호텔 전층에 걸쳐 미술 작품이 가득하며, 투숙객에게 아트 맵을 제공한다.

 

지난 7월 개관한 서구룡문화지구의 홍콩고궁박물관. 베이징고궁박물관에서 914점의 소장품이 대여된 것이 처음이라 인기가 높다.

 

걸어서 이동 가능한 인근 구룡에는 에드리안 청 뉴월드개발 부회장이 선보인 삼총사 K11 뮤제아와 로즈우드 호텔, 아트러스 레지던스 호텔이 있다. 에드리안 부회장이 아트 컬렉터로 유명한 만큼 이 세 곳에는 로비에서부터 모든 층마다 예술 작품이 가득하다. 붉은 색깔이 아름다운 K11 뮤제아 로비의 미술 작품은 일본 작가 시오타 치하루의 설치작품이며, 스털링 루비의 반짝이는 작품은 2개 층에 걸쳐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K11 뮤제아 6층에서는 런던 V&A 박물관과 협업한 패션 전시도 열리고 있다. 럭셔리 패션 쇼핑과 미술 작품 감상이 한자리에서 가능한 구조가 재미있다. 리노베이션해서 재개관한 홍콩미술관(HKMoA)도 K11 뮤제아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K11 뮤제아 역시 에드리언 청의 야심작답게 곳곳에 미술 작품이 가득하다. 로비에는 일본 미술가 시오타 치하루의 붉은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호텔로는 아트바젤 홍콩의 공식 파트너인 페닌슐라 호텔과 로즈우드를 특히 주목해야 한다. 이 두 호텔은 흥미롭게도 홍콩섬 바다 건너 구룡에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호텔 객실에서 바라다보이는 바다 너머 풍경이 아트바젤 홍콩이 열리는 홍콩컨벤션센터다. 보다 빠르게 아트바젤 홍콩을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두 호텔은 요트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펜닌슐라 호텔은 롤스로이스와 헬기 서비스로 유명하다. 헬기를 타고 공항에서 픽업 가능하며, 홍콩 상공 여행도 이루어진다. 하지만 택시, 지하철, 버스를 이용해도 구룡에서 홍콩컨벤션센터까지 15분 정도면 도착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홍콩은 크지 않은 도시이고 교통편이 잘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센트럴, 서구룡문화지구, 남쪽섬문화지구 세 곳의 문화 스폿까지 30분 내로 여유롭게 이동 가능하다. 로즈우드 호텔과 페닌슐라 호텔은 각각 홍콩에서 가장 새로운 호텔, 가장 오래된 호텔이라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인기 있는 호텔이라는 점은 같다. 또한 홍콩섬과 바다 풍경이 한눈에 보이는 수영장도 공통점이다. 페닌슐라 호텔의 티파니 실버 커틀러리 세트는 아침 조식에도 사용 가능하며, 투숙객에게는 애프터눈 세트 예약의 우선권이 발휘된다.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28층 루프톱 레스토랑 ‘펠릭스 Felix’ 등 7곳의 레스토랑과 바, 카페가 있으며, 홍콩 식당 ‘스프링문 Spring Moon’과 프랑스 식당 ‘가디 Gaddi’s’는 미쉐린 1스타를 획득했다. 연말연시의 호텔 외관 장식은 샤넬과 협업했으며, 샤넬과 함께 만든 초록색 페닌슐라 반지도 있을 만큼 특별한 위치에 있다. 로즈우드 호텔은 2019년에 문을 열어 아직 방문해본 한국인이 적다. 토니 치 Tony Chi가 설계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인테리어 디자인이 특징이다. 투숙객에게 아트 컬렉션 맵을 제공하기에 한 번쯤 돌아볼 것을 권한다. 에드리언 청 부회장 패밀리의 역사를 담은 사진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호텔 앞은 새롭게 선보인 스타의 거리와 연결돼 있어 산책 코스로도 낭만적이다.

 

아트바젤 공식 호텔인 페닌슐라 호텔에서는 롤스로이스와 헬기, 요트 서비스로 아침마다 고객을 페어장으로 가이드할 예정이다.

 

페닌슐라 호텔과 로즈우드 호텔 바로 앞에 자리한 홍콩미술관 역시 리노베이션해서 산뜻한 전시를 과시하고 있다.

 

이제, 센트럴로 가보자. 센트럴에 2018년 선보인 복합문화공간 타이퀀은 옛 경찰서와 감옥 건물이었다. 타이퀀의 21개의 건물 중에서 2개 건물은 헤르조드&드 뫼롱이 설계했는데, 그중 하나가 현대미술관이다. 아트바젤 기간을 겨냥해 <미스 메이커스 Myth Makers> 전시를 선보이는데, LGBTQ+ 성소수자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전시여서 관심을 모은다. 일부 미술 작품은 19세 이상 관람가인 공간에 별도로 전시 중이다. ‘마담 푸’, ‘차이나 라이브러리’ 등의 레스토랑은 여전히 인기가 높으며, 갤러리 오라오라, 마시모 드까를로 등의 갤러리가 팬데믹을 맞아 이곳으로 이전했다. 센트럴의 터줏대감 센트럴마켓과 피크 트램도 새롭게 단장했다. 마지막으로 웡척항역 인근의 남쪽섬문화지구는 팬데믹 이후 더욱 탄탄해졌다. 이들 빌딩숲 안의 갤러리들이 연합해 전시 투어를 갖기도 하며, 새로운 문화 세력으로 성장했다. 드 사테, 로시 앤 로시, 블라인드스팟, 기랑 마링구 갤러리 등이 새로운 빌딩으로 이전했으며, 센트럴에서 높은 월세를 포기하고 악셀 베르토르트, 벤 브라운 파인 아트 등이 이사 왔다. 이번 봄 홍콩에 간다면 갈 곳이 많을 것 같아서 벌써부터 즐겁다. 팬데믹 동안 업그레이드된 홍콩을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웡척항 인근 남쪽섬문화지구의 드 사테 갤러리와 로시 앤 로시 등의 갤러리들이 새로운 빌딩으로 이전해 여행자를 맞을 준비를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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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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