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LIVING, MISSONI

판타스틱한 미쏘니 홈 컬렉션

판타스틱한 미쏘니 홈 컬렉션

 

매년 팔레트를 방불케 하는 컬러풀한 색채로 판타스틱한 공간을 연출하는 미쏘니가 또 한번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미쏘니 홈 컬렉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베르토 칼리리 Alberto Caliri가 미쏘니 홈 컬렉션에 자유로운 영혼을 불어넣어 환상적인 풍경을 펼쳐낸 것. 바닥에 놓인 도넛 형태의 대형 푸프를 중심으로 양 옆 벽면과 기둥, 천장까지도 색동옷을 입은 다양한 형태의 푸프와 인형을 매달아 초현실적인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관람객은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 이곳저곳을 누비며 유쾌한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또한 전시장 한 켠에서는 다채로운 색감의 쿠션과 장난감, 머그, 양초 등의 기념품을 판매해 많은 이의 소비 욕구를 마구 자극했다는 후문. 한없이 자유롭게 놓인 푸프들이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거대한 사탕과도 같았던 미쏘니의 전시는 어른들의 기분까지 한껏 들뜨게 만들었다.

 

자유롭게 배치된 형형색색의 푸프와 화려한 조명으로 디스코장을 연상시키는 미쏘니 홈의 전시.

 

앉거나 발을 받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푸프. 푸른색을 배경으로 새겨진 기하학 패턴이 인상적이다.

 

도넛 모양의 푸프와 귀여운 장난감들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동심의 세계로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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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불완전함의 미학

밀라노에서 펼쳐진 독특한 인테리어

밀라노에서 펼쳐진 독특한 인테리어

 

중세 시대의 밀라노에서 만나는 오사나 비스콘티의 세계.

 

아틀리에 방문객들과 회의가 이루어지는 장소. 오사나의 가장 대형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책장 포레스트 Forest와 함께 지오 폰티의 수페르레게레 Superleggere 의자, 이사무 노구치의 조명을 매칭했다. 벽의 그림은 이탈리아 현대미술가 피에트로 루포 Pietro Ruffo의 작품이다.

 

중세 시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밀라노 중심부의 17세기 건물. 마차가 드나들 수 있을 만큼 넓은 입구와 안뜰이 400년 전의 생활을 짐작하게 만드는 이곳에 아티스트 오사나 비스콘티 Osanna Visconti의 아파트와 작업실이 존재한다. 지난 4월 밀란디자인위크 기간에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된 그녀의 작업실은 실제 작품을 구상하고 제작하는 창조의 역할 외에도 이탈리아인 특유의 세련됨을 보여주는 접견의 공간이자 작업 아카이브를 모아놓은 쇼케이스의 역할도 담당한다. 작업실 아래층은 실제 거주 중인 아파트이며, 1층에는 주얼리 디자이너인 그녀의 딸 마디나 비스콘티 Madina Visconti의 작업실이 있다. 천장에 남아 있는 고풍스러운 1800년대의 프레스코화, 1500년대 만든 대들보 그리고 당시의 바닥재까지 르네상스 이탈리아 궁전을 연상시키는 집 안은 작업에 대한 영감을 받기에 이상적으로 보인다.

 

 

 

 

더욱이 가족으로부터 대대로 물려받은 예술품 컬렉션과 자신의 취향에 따라 고른 작품과 오브제의 믹스&매치는 독특한 미학을 보여준다. “중세 시대 금세공인들의 작업실과 상점이 이 지역(via dei Piatti, via della Zecca Vecchia)에 모여 있었기 때문에 여기에 정착하고 싶었어요. 로마에서 자란 어린 시절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1700년대 말에 개조된 건물이 지닌 매력도 이곳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해요. 그래서 이 건물의 유산을 최대한 보존하고 복원을 통해 유지하고 있어요. 실내에는 골동품과 현대미술, 모던한 가구와 옛날 태피스트리 등 제가 좋아하는 모든 것이 일정한 룰 없이 혼재되어 있는데, 어수선해 보일 수도 있지만 집을 꾸미는 데 있어 특별한 규칙이 없다는 게 제 규칙이에요.” 영감의 용광로 같은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침실이다. 일렬로 길게 이어진 기차 같은 구조로 가장 끝에 있는 침실에서는 집 전체가 시야에 들어온다. 그래서 침대에 앉아 집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며, 아이패드 위에 그림을 그리는 차분한 시간을 즐긴다. 그리고 본격적인 작업이 필요할 때 그녀는 아파트를 나와 그 위층으로 올라가 작업실의 문을 연다. 로스트 왁스 주조법으로 불리는 6,000년 전에 개발된 천연 청동 제작 기술은 일반적인 주조 공법에 비해 난이도가 높지만 사실적인 형태와 역동적인 질감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매 작업마다 새롭게 주조를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불가능하고, 숙련된 장인들에 의해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비용 또한 높다. 3D 프린팅 기술이 대중화되고 있는 지금, 이런 복잡한 제작 과정을 선택하는 것이 무의미해 보일 수도 있지만 손쉽고 빠르게 찍어내듯 완성되는 제품은 ‘완전한 불완전함’을 선호하는 오사나의 미적 기준을 충족시킬 수는 없다. 사람의 손으로 완성되는 다소 불완전한 수작업의 가치를 알리는 그녀만의 행보는 토마스 마이어 Tomas Maier의 눈에 띄면서 2018년까지 보테가 베네타 홈 컬렉션의 협업을 진행했으며, 그 무렵 밀라노의 저명한 갤러리스트 니나 야사르 Nina Yashar로부터 닐루파 갤러리에서의 전시를 제안 받으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현관에 놓인 보스코 Bosco 콘솔과 꽃을 한 송이씩 꽂을 수 있는 포글리에 Foglie 화병 그리고 비슷한 색감의 이탈리아 조각가 마리오 체롤리 Mario Ceroli의 부조 작품이 이루는 조화가 아름답다.

 

청동으로 제작한 석류 모양의 장식품 멜로그라노 Melograno.

 

“30년 이상 청동 작업을 해온 지금이 작업실을 공개하기에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 청동 오브제와 가구 그리고 예술 작품으로 둘러싸인 나의 30년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로스트왁스 기법을 소개하고 고단한 제작 과정이 전달하는 인간적이고 따뜻한 감성까지 이곳에서 느낄 수 있기를 바라요. 마치 가정집을 방문하는 것처럼요.” 그녀의 설명처럼 스스로 인테리어 디자인을 거친 공간은 제품 홍보를 위한 쇼룸이라기보다 실제 그녀가 작업하고 생활하는 사적인 장소로의 초대가 맞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책상이 놓인 방은 햇빛이 잘 드는 창문을 통해 안뜰이 내다보인다. 중세 시대의 노란색 페인트 건물 벽과 안뜰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답지만 왁스 작업을 진행 중인 오사나의 손놀림을 바라보는 것 또한 신비로운 경험.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옮기는 순간보다 단단한 왁스를 뜨거운 물에 담근 후 손으로 성형하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는 이야기는 마치 그때 느껴지는 촉감은 자심만이 경험할 수 있는 특권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책상 뒤에는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 영감을 주는 잡지 등으로 패치워크된 핀보드가, 책상 위에는 밀랍 시트, 다양한 작업 도구 그리고 완성된 디자인이 한데 모여 있는 모습이 작업의 즐거움을 반영한다. 작업실 입구에는 밀란디자인위크 발표작인 보스코 콘솔과 인비지블 컬렉션 Invisible Collection을 위해 제작한 포글리에 Foglie (나뭇잎) 화병을 여러 개 놓았다.

 

 

거실의 벽난로 주변은 오사나 비스콘티의 작품들로 채워졌다. 트라체 Tracce 거울 아래에는 알가 Alga 캔들홀더, 스코타토 Scottato 스툴 그리고 가장 최근 작업한 캄파눌라 Campanula 스탠딩 조명이 자태를 뽐낸다.

 

따뜻한 핑크빛 베이지 톤의 페인트가 칠해진 벽과 청동의 따스한 골드 컬러가 잘 어울리는 가운데 거실에는 작은 청동 테이블, 미팅을 위한 방에는 대나무 숲을 형상화한 대형 책장을 만날 수 있다. 가구는 닐루파 갤러리, 소품은 인비지블 컬렉션을 통해 구입이 가능하다. 현재 오사나가 가장 큰 관심을 갖는 분야는 조명인데, 촛대를 제작하면서 생긴 빛에 대한 관심이 촛불에서 조명으로 옮겨가면서 캄파눌라 Campanula(블루벨) 플로어 조명을 탄생시켰다. 무라노에서 입으로 불어 제작하는 글라스 전등갓과 함께 종 모양의 꽃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곡선의 형태는 자연으로부터 영감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밀라노는 다양한 교류가 일어나는 진취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도시예요. 이런 도시가 가진 풍부함으로부터 많은 자극을 받고 갤러리와 박물관의 다양한 전시를 통해 영감을 얻어요. 하지만 주요 영감의 원천은 항상 자연이에요. 그래서 자연으로 둘러싸인 공원을 산책하는 것을 즐기고 산책하다 발견한 꽃이나 잎에 사로잡히는 순간, 그 자연은 나에게 선물이 되어 청동 조각으로 다시 태어나요. 나는 그렇게 영원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게 되는 겁니다.”

WEB osannaviscont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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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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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LIVING, LORO PIANA

로로피아나의 몽환적인 전시

로로피아나의 몽환적인 전시

 

고급스러운 패브릭을 입은 거대한 덩어리들이 탑처럼 쌓여 있는 공간은 자연의 산물을 몽환적인 풍경으로 담아낸 로로피아나의 전시장이다. 올해 로로피아나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예술가 크리스티안 모아데드 Cristián Mohaded와 함께 ‘아파체타 Apacheta’ 작품을 선보였다. 아파체타는 수세기에 걸쳐 여행자들이 묵묵히 길을 걸으며 평지에서 높은 곳으로 옮겨놓은 안데스 산맥의 길과 여정을 표시하는 돌탑이다. 여행자들은 산맥을 넘을 때마다 여신의 존재로 여겨졌던 파차마마의 영혼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돌을 쌓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여행자에 의해 쌓인 돌들은 점점 높아졌고 아파체타는 결국 하늘에 닿을 듯한 거대한 탑이 되었다. 사람들은 울퉁불퉁한 바위에 깃든 염원 역시 하늘을 향한다고 믿었다고. 아파체타는 크리스티안 모아데드가 로로피아나 인테리어와 함께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자연에 경의를 표하는 여정의 출발점이 되었다. 위풍당당하게 솟아 있는 각진 바위와 강, 흰색과 붉은색이 대조를 이루는 석호와 소금 결정으로 변해버린 덤불은 모아데드가 밀란 디자인위크를 위해 구상한 몽환적인 풍경에 큰 영감을 줬다고 한다. 최고 8m에 이르는 12개의 불규칙하고 위태로워 보이는 각진 돌탑을 연출한 크리스티안 모아데드와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고급스러운 패브릭을 입은 거대한 돌 덩어리들이 탑처럼 쌓여 있는 로로피아나의 전시장. 아르헨티나의 문화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작품으로 새하얀 바닥에서 솟아난 모습이 몽환적이다.

 

INTERVIEW_크리스티안 모아데드

 

고국의 전통문화와 장인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을 주로 선보인다. 아르헨티나의 문화적 특징을 소개해달라.

아르헨티나는 천연자원이 풍부하며 수공예품 제작을 위한 재료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이 다양성을 지니게 하는 것 같다. 예술 문화적인 부분뿐 아니라 사회와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말이다.

 

아르헨티나의 전통문화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나?

15년 이상 수공예와 노하우, 디자인 간의 절대적인 시너지 관계에 대해 연구해왔다. 이 과정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성과는 다양한 소재로 작업하는 장인 공동체와 대화할 수 있는 점이었다. 바구니 세공과 금속, 돌, 도자 그리고 그 밖의 다양한 소재로 작업하는 수많은 장인과 대화하면서 그들의 작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대화와 존중,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만남 속에서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된 것이다. 전통적인 방식을 이해한 다음 산업적, 반산업적 공정과 연계함으로써 보다 풍성한 하이브리드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었다.

 

로로피아나 인테리어와의 협업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로로피아나와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9월 중순에 로로피아나 인테리어 사업부 디렉터인 프란체스코 페르가모 Francesco Pergamo를 만나고 나서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공통된 요소를 찾는 것은 협업에 있어 매우 중요했다. 아파체타의 컨셉트는 오랫동안 머릿속에 있었다. 여행자들이 안데스 산맥을 지나면서 다른 여행자들을 위한 이정표로 작은 돌을 남겨두는 의식에 상당히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이 의식은 대지의 여신인 파차마마의 영혼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기도 하다. 우리는 종종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이 세계가 아름다운 행성의 일부이며, 또한 감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지구와 자연에 대한 사랑과 존중, 이것이 바로 우리가 로로피아나와 함께하고자 하는 의도이며 공유하고자 하는 가치다.

 

컬러 선택 시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나?

가구 컬렉션과 설치물에 사용된 타워에 적용된 색감은 모두 산, 호수, 모래언덕, 강, 목초지, 빙하 등 아르헨티나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색상 간의 유기적이고 점진적인 조합을 만들어내고자 했고, 이런 점이 잘 드러나 설치물에서 조화롭게 구현된 것 같다.

 

사방이 들쭉날쭉하고 각진 형상이 독특하다.

아파체타는 작은 돌을 쌓아 올려서 다양한 규모의 토템을 이루는 구조물이다. 들쭉날쭉한 각진 형태는 이러한 해석에서 비롯된 것이며 결코 우연이 아니다. 각진 형상으로 되어 있지만 가장자리와 평면의 부드러움을 통해 이 작품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균형감 있게 보여주는 한편 친근한 요소를 살린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무엇을 느끼거나 경험하길 바랐나?

우리의 목표는 이 설치물에 깃든 평화와 고요를 통해 아르헨티나의 꿈 같은 풍경 속으로 관람객을 초대하는 것이었다. 작업은 모든 의미에서 성공적이었으며 질감, 색상, 음악, 냄새 등 모든 요소가 온전히 감각적이었다. 관람객들이 이 설치물을 감상하고 탐구할 때 어떠한 거슬림도 없이 섬세하게 스며들어 설치물 본연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이 앞으로도 끊임없이 회자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작품의 주인공인 아르헨티나 출신의 디자이너 크리스티안 모아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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